미국이 이라크에 장기 주둔하는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라크 전쟁이 얼마나 미군에 피해를 입힐 건지 계산해 보는 게 가능해졌다. 특히 미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는 관계로 이라크에 전력을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군 전력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이라크전 관련 미국의 일방주의가 잘못되었음을 명백히 입증하고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겨울 유엔 승인 없이 이라크전을 치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충성군들이 흩어져 산발적으로 미군을 공격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아무도 이라크 소재 미군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주말 이라크내 미 지상군 사령관은 이라크 치안이 정상화하고 미군이 철수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적어도 10만명의 미군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달 한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임무 교대 등을 감안할 때 이라크 소재 미군은 앞으로 18개월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현 수준을 유지하려면 병사들의 휴식 기간을 단축시켜 다시 이라크에 재배치시켜야 하고 해병대, 특수군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여타 전략 지역 소재 미군을 빼내와야 한다.
이미 예비군과 국경 수비대는 과도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예비군은 보통 일반 직장 생활도 겸해야 하는 나이 많고 파트 타임의 병사들이다. 벌써 수만명의 예비군들이 이라크에서 1년 기간의 복무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현재 현역이 하고 있는 수만개의 사무직을 민간인으로 대체해 주둔 가능한 병력을 늘리고 싶을 것이다. 이는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결국 미군은 2개의 신규 사단을 증원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미 의회는 앞으로 5년간 20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한 해 4000억달러의 국방비를 쓰고 있는데 이는 주요 군사 대국들 국방비 전부를 합친 것 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라크 문제에 대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병사들의 주둔 기간을 늘리거나, 다른 전략 지역의 전력을 빼내오거나, 또는 막대한 군사비를 추가 지출하는 것이 아니다. 현명한 해결책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건전한 정책으로 돌아가 전쟁을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며 사용하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연합군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처럼 하는 것은 아무리 세계 최강 전력이라 하더라도 전투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
<뉴욕타임스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