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新 전통제조업 뜬다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등 하이테크 기술과 물류혁신으로 무장한 신(新)전통제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굴뚝기업이라 불리며 사양산업으로 취급 받던 전통제조업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른바 `클릭 앤 모르타르`(전통산업과 IT 등 첨단산업과 접목)의 변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전통제조업체들의 변신과 호조는 최근 IT 등 하이테크 벤처업체들이 세계적인 IT경기 후퇴로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해 크게 두드러진다. 새롭게 변신한 전통제조업체들은 ▲신기술ㆍ신물질 등의 독보적 경쟁력 확보 ▲단순 제조ㆍ판매를 벗어난 수요자 밀착 마케팅 ▲물류혁신을 통한 비용절감과 재고관리 혁신 ▲새로운 응용기술ㆍ서비스를 이용한 시장확대 선도 등의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다. 결국 전통기업 중에서 생산이나 마케팅, 물류 등에서 살아 남기 위한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이 신전통기업들로 거듭나고 있다. 돼지 사료를 제조ㆍ판매하는 에이티엔씨(대표 김진태, www.atnc.net). 지난 99년 11월 창업한 이 회사는 단순한 사료판매에서 벗어나 `피그멘토`라는 경영관리프로그램과 체계적인 농장경영 컨설팅에 힘입어 축산농가에 밀착하는 마케팅으로 5조원의 사료시장에서 `무서운 아이`로 부상하고 있다. 자체 BT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의 맞춤 배합사료와 인터넷 등을 통한 합리적인 유통체계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결과 이 회사는 창업 후 매년 두 배 이상의 매출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창업 3년째인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성코퍼레이션(대표 이영규, www.silverstar2000.com)은 반도체 제품 등의 세척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파이버(극세사)를 생산하는 업체. 이 회사는 자사 기술로 제작한 극세사 크리너 제품을 3M, 암웨이 등 다국적 기업들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매출의 80%이상이 해외 고정 수출 물량이라서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은성은 모든 판매대금 결제에서 어음을 완전 배제해 현금결제를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업체들과 제품공급에 있어 모든 금액을 `원화`로 결제하도록 계약을 맺어 통상적인 회사들이 겪는 자금난이나 환차손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경기 반월공단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사출 및 성형하는 아성프라텍(대표 노시백, www.asung.co.kr). 이 회사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으로 미국 GE사,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등에 900여종의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로 인해 원자재만 360여종, 부자재만 700여 종이 필요해 물류관리에 엄청난 비용이 소모됐다. 이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사내 TFT팀을 구성, 물류관련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 제작하고 협력업체 등과 전산망을 공유하며 재고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월 평균 4,000만원 이상, 한해 평균 5억여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됐다. 지난해 1억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이 회사의 올해 순익목표는 5배 이상 증가한 10억원이다. <온종훈기자, 현상경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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