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0일오후 신촌 거리유세 도중 괴한에 피습, 얼굴에 자상을 입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제1 야당의 대표를 겨냥한 이번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범행동기와 배후등 사건전모에 따라서는 열흘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의 중대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박 대표가 수술 후유증으로 사실상 남은 선거운동기간 전국순회 선거유세를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의 선거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각 당은 사건발생 직후 즉각 논평을 내고 박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10시 염창동 당사에서 개최한 긴급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자 연석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의 생명을 노린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배후규명을 다짐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회의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제1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치테러"라면서 "경찰이 `범인들이 술에 취했다'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축소.은폐하려 하는 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검.경 합동으로 특별수사단을 구성, 한점 의혹없이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배후를 밝히고 모든 관련자들을 법의 심판에 세워야 한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김학원(金學元) 최고위원을 대표로 하는 `정치테러진상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8시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 추가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선거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선거기간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유세 중이던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박 대표 피습 소식을 전해듣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선거과정이 이런 식으로 훼손되고 일그러져서 되겠는가"라며 "용납할 수 없는 선거테러 행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21일로 예정된 제주지역 유세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전 9시 영등포당사에서 긴급 선대위 회의를 소집, 박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선거폭력 행위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수사기관은 박 대표 피습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 만의 하나 배후세력이 있다면 엄벌해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 논평에서 "있을수 없는 일이 벌어져 충격이고 유감"이라며 "박 대표의 상처가 깊지 않길 바라고,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당국이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숙(韓明淑) 총리는 박 대표 피습사건을 보고 받은 뒤 "범인의 신분과 범행목적과 동기 등 사건 진상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총리 비서실이전했다.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떠한 선거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사건의 진상 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며 박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사건 발생 직후 참모들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 서대문경찰서에 한진호(韓進澔) 서울경찰청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설치,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박 대표에게 테러를 가한 범인은 지모(50), 박모(54)씨로 현장에서 체포돼 현재조사를 받고 있으나 이들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자세한 범행동기 등이 아직까지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대표는 경기도와 인천지역 유세를 마친 뒤 오후 7시20분께 신촌에 도착,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후보 지지연설을 하기 위해 유세차량에 오르려는 순간 괴한에 피습, 오른쪽 귀와 입 사이에 11㎝ 길이의 자상을 입었다.
박 대표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고 탁관철 성형외과 교수의 집도로 2시간 가량 성형외과 및 외과수술을 받았다.
탁 교수는 "박 대표가 1주일 가량 입원해야 할 것"이라며 "적어도 2주일 정도지나야 말을 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말하려면 몇달은 지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