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몽구 회장이 오는 24일 오전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21일 브리핑에서 “현대차 측에 24일 오전10시까지 정 회장이 나와달라고 통보했다”며 “정 회장에게 조사할 양이 많지만 당일 한 차례로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 승계, 부채탕감 로비 여부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최종 확인한 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 부자의 사법처리 수위와 관련, “어떤 식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아직까지 전혀 결정된 게 없으며 이 사건에 가장 적합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소환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18시간 넘게 조사한 뒤 이날 새벽 귀가시켰다. 채 기획관은 정 사장이 일부 혐의를 시인했느냐는 질문에 “틀린 얘기는 아니다”고 말해 비리 의혹과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채 기획관은 또 “정 사장 조사가 비교적 잘됐지만 조금 더 물어볼 부분이 있어 다시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회장을 소환한 뒤 법률 검토를 거쳐 이달 말께 정 회장 부자와 현대차그룹 임직원을 일괄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동진 현대차 총괄 부회장에 대해 “김 부회장은 최종적인 책임을 질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해 김 부회장이 대선자금 수사 때처럼 정 회장 부자를 대신해 총대를 멜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예상이 빗나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또 오는 5월 초부터 본격화되는 현대차 비자금 용처 수사를 늦어도 6∼7월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