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진출 '잰걸음'

"새 성장동력 창출·글로벌銀도약 기회 잡자"
우리, 美투자확대·중동등에 지점 잇단 개설
하나·신한등도 中·동남아시장개척 적극나서


국내 은행들이 신규사업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과잉유동성 해소는 물론 환율안정에 기여하고 새로운 성장발판을 마련하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현지 은행인수나 지분투자 등을 통해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미국 동부지역에 이어 서부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바레인ㆍ홍콩 등에 지점 및 투자은행을 잇따라 개설하는 등 중동과 아시아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도 오는 2015년까지 해외자산 비중을 끌어올려 아시아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뱅크로 도약한다는 계획 아래 아시아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10여개 국가를 진출 대상국가로 정해 진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3년 중국 청도국제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국내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동북 3성 지역인 선양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홍콩IB법인을 출범시킬 신한은행도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중국 동북3성과 몽골 등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과 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해외진출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민자로 추진하고 있는 담수ㆍ발전플랜트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RF)의 금융주간사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초 출범한 홍콩우리투자은행이 싱가포르 해운사의 선박구입자금 주선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중동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참여와 아시아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인도네시아 BII은행 지분투자로 성공을 거뒀고 하나은행이 인수한 청도국제은행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배양하고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들이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릴 때”라며 “국내 은행들이 선박금융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업무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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