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수도권 신·증설 허용 연기 LG전자등 기존 6사 3兆6,000억도 기약없이 대기
입력 2005.05.20 17:52:35수정
2005.05.20 17:52:35
삼성그룹이 수도권에 수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부가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신ㆍ증설 허용범위 결정을 예정됐던 20일에서 6월 이후로 연기해 삼성은 물론 LG전자 등 기존 6개 기업 3조6,000억의 투자계획도 발이 묶였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로 외국인투자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을 허용한 것과 맞물려 국내기업을 역차별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최근 삼성이 수도권에서 LG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 부문 투자계획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LG그룹이 3조5,000억원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음에 비춰 삼성은 최소 4조원 이상을 수도권에 추가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삼성이 화성 동탄에 계획 중인 반도체 라인 증설에 이어 주변에 반도체 등 대규모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이날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허용 여부를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후로 미루겠다고 밝혀 삼성은 물론 이미 투자의사를 밝힌 LG 계열사 4곳, 대덕전자ㆍ동양기전 등의 투자계획은 기약 없이 연기될 처지에 놓였다.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11일 “국내 대기업의 신ㆍ증설 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20일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했으나 수도권 집중을 우려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당정이 이를 6월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확정될 때까지 대기업의 수도권 신ㆍ증설 허용 논의를 연기하기로 해 최종결정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외투기업의 수도권 투자가 25개 업종에 걸쳐 허용됨으로써 3MㆍNEG 등 미국ㆍ일본 기업들의 수도권 투자가 착착 진행되고 있어 주도권 상실 위기에 처한 국내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외투기업과 달리 국내기업의 수도권 투자 허용을 계속 외면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