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규모 원유 수입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번주에 국제유가가 40달러선을 돌파한 것도 이같은 중국 요인 때문이며 특히중국의 원유 수입 급증은 향후 국제 원유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은 14일 시장조사기관인 미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의 '케임브리지에너지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전하고 중국을 국제 원유시장의 '와일드 카드'라고 진단했다.
대니얼 예르긴 CERA회장은 중국이 세계 석유 시장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부상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개발 과정에서 원유 수요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원유시장의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향후 수년간 원유시장에서 가장 역동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중국 요인이 원유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강력한 원유 수요는 미국의 휘발유 수요 급증 및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차질 우려와 맞물려 국제 유가를 1990년 이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주에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세계 하루원유 소비량은 8천100만배럴로 작년동기에 비해 180만배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소비량 증가분의 절반 이상인 100만배럴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중국 요인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IEA의 전망 수립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는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어 원유 수요를 예측하기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더 어렵다는데서 비롯된다.
유럽에서 원유 수요의 대부분은 자동차와 기타 운송 업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수요가 가격 변동이나 단기 경제 주기에 의해 민감하게 변하지 않는다. 즉,예측이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동차 연료용 원유 수요비중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예르긴과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술자인 스콧 로버츠씨는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급증하고 있는 제조업종의 설비 가동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전체 원유 수요 중 3분의 2가 제조업에서 비롯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 부문의 에너지 사용량은 경제가 불황일 때와 호황일 때 크게 차이가 나면서 중국 원유 수요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에너지 수요 증가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 경우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율이 상반기 추산치인 13%에서 하반기에 7%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면 "단연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예상되는 원유 시장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율이 작년처럼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증산과 일부 OPEC 국가의 설비 확대,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 둔화 등이 동시에 겹친다면 "국제 유가에 커다란 부담을 줄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생산이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 경제 침체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가가폭락했던 지난 1998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러나 IEA는 중국 정부가 과열 경기를 억제하더라도 원유 수요의 상당 부분이개인들의 경유 발전기 사용에 따른 전력 차이 부족을 채우기 위한 것이고, 운송 부문의 원유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원유 수요 증가세가 급격히 꺾이지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