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내삶의 전환점은…' 36명의 체험담

■ 천직 여행(포 브론슨 지음, 물푸레 펴냄)


'나이 서른이 넘으면 세상을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이들은 어린 시절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서른이 훌쩍 넘어 과연 그런지 자문해보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나이가 들어도 인생이 혼란스럽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900여명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서른 여섯명의 이야기를 골라 책으로 엮었다. 책 속에 소개된 주인공들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지니고 살아간다. 혹자는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하지만 또 어떤 이는 죽음과 같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다가 새로운 삶을 모색한다. 대학 교수가 되려던 커트 슬로슨은 자신의 친형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자책감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요리사가 된다. 형에 대한 죄책감으로 딸에게도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삶은 스스로 노력해서 일군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딸을 사랑하기 시작하며 삶을 되찾는다. 라디오 DJ가 꿈이었던 레이디 J는 대학 졸업 후 7년 간 해오던 회계사 생활을 그만둔다. 전보다 돈을 적게 벌지만 라디오 방송국에서 아침 뉴스를 읽는 일을 하며 오랜 꿈을 되찾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외에도 잘나가던 대학교수에서 풋내기 변호사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70대 노신사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예시된다.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얼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이라는 점이다."모든 꿈이 실현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허구가 아닌 실제 사례들이다. 그런 이유로 이야기들은 두서가 없고 복잡한 인상을 준다. 그렇지만 진실이 주는 강렬함은 소설 속 주인공이 주는 그것과는 자못 자르다.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라면 휴가 기간에 맞춰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