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식회계와 회계기준의 글로벌스탠더드 문제는 한국의 경영자들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규모나 업력에 관계없는 문제로, 적절하고도 본질적인 대응 없이는 성공적인 기업경영은 물론 생존에 대해 낙관하기 힘들 것이다. 과연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과거의 관행을 극복하고 재무의 블랙박스를 열 수 있을 것인가.
재무적 리더십에 대한 CEO들의 당혹감에 대해 마크 스티븐스 MSCO 회장은 아래와 같이 적절한 지적을 하고 있다.
“성공하는 경영자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비판적인 자세로 질문을 던지며 모든 사실을 파악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재무에 관한 요소들이 결정과정의 핵심을 차지하는 경우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유능한 경영자들도 재무 담당자들이 제시하는 수치에 반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기 때문에 혹은 그런 수치의 이면에 존재하는 내용에 반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따금 완벽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경우 경영자들이 불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과 투자결정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재무자료로부터 원하는 경영정보를 얻는 일들은 소위 `전문가`나 `재무책임자`가 제공하는 형식과 내용이라는 재무적 구조의 틀 속에 갇히게 되거나 때로는 소위 `경영자적 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그렇다면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급변하는 재무환경하에서 재무의 블랙박스를 열기 위한 CEO의 출발점은 무엇인가. 이는 결국 스스로 기업의 재무적 리더십과 파트너십을 확보하려는 의지와 노력일 것이다.
시코르시키에어크래프트사의 케네스 로즌 박사가 지적했듯이 “재무의 힘을 이해한다면 더욱 강력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또 하나의 분야를 이해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당신의 부서나 회사가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나 `재무책임자`의 정보 영역과 CEO의 정보 영역이 다르고 최종 판단과 결정 그리고 이에 수반한 책임은 CEO의 몫이다. “만약 그 수치가 틀린 것이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또 그것이 잘못된 계산이나 비논리적인 추론에 기초한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제시한 가정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별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재무는 조직이 최고에 오르기 위한 확실한 근거의 기반으로서 CEO는 이러한 재무의 블랙박스를 스스로 열어 기업성장의 비전을 밝혀가야 할 것이다. 재무적 리더십은 CEO 리더십의 핵심 항목이다. 이제 기업경영은 더 이상 재무와 경영의 영역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심규태(한국 CFO스쿨 부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