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社 이번엔 `과다 포인트` 걱정

카드사들이 과당경쟁을 벌이며 방만하게 회사를 운영한 결과 카드 누적포인트 총액이 7,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액은 지난 2000년 전체 카드사의 누적포인트가 2,56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 불과 2년 반 만에 3배 가량 증가했다. 누적포인트는 카드사가 회원의 신용구매에 대해 일정률(0.1~2%)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것으로 지난 몇 해 동안 카드사들이 과도하게 포인트를 부여, 현재 그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적립된 누적포인트에 대해 20~30%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만 하기 때문에, 이는 보이지 않은 잠재 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계는 지적한다. 4일 금감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LGㆍ삼성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와 비씨 계열 은행카드의 올 상반기 누적포인트 총액은 지난해 말(7,242억원)보다 249억원 증가한 7,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카드사 중 비씨카드(11개 회원은행 포함)의 누적포인트가 2,557억원으로 제일 높았고 삼성카드(1,626억원), LG카드(1,411억원), KB카드(옛 국민카드ㆍ1,049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업체별로는 LGㆍ외환ㆍ삼성카드가 지난해 대대적으로 실시하던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올해 경영악화로 크게 줄이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LG카드의 누적포인트는 지난해 1,608억원에서 올해 1,411억원으로 12% 줄었고, 외환카드도 지난해 누적포인트가 331억원에서 올해 282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1,643억원에서 올해 1,626억원으로 주춤했다. 선발업체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우리ㆍ신한ㆍ현대카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후발 카드사들의 누적 포인트는 최대 82%까지 급증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누적포인트가 138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대대적으로 포인트를 제공, 누적포인트가 252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카드도 M카드 출시 이후 파격적으로 `M포인트`를 제공해 지난해 130억원에 그쳤던 누적포인트가 올해 178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누적포인트가 74억원이었으나 올해 112억원으로 33% 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LG카드 등 선발 카드사들은 포인트 적립을 줄인 반면 후발 카드사들은 아직도 과다하게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며 “불경기에 카드사들이 과도하게 포인트를 제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