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달러표시 노동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원ㆍ달러환율이 낮아질수록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청(BLS)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한국의 원화표시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2002년 대비 0.3%에 불과했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달러표시 단위노동비용은 5.2% 증가했다.
달러표시 노동비용의 증가폭이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해외시장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단위노동비용은 임금을 생산성으로 나눈 것으로 원가경쟁력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반면 경쟁국인 타이완은 달러표시 노동비용이 오히려 2.6%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시장 등에서 우리 기업들의 노동비용이 타이완보다 7.8%나 상승한 셈이다.
일본은 지난해 단위노동비용이 엔화 기준으로는 3.5% 감소했으나 엔화가 8% 절상됨에 따라 달러 기준으로는 4.2% 증가로 반전됐고 독일도 지난해 유로화 기준으로 단위노동비용이 0.3% 감소했으나 유로화가 19.7%나 대폭 절상되면서 달러표시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19.3%에 달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환율변동이 원가경쟁력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환율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