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쌀 재고량이 최근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면서 쌀 부족에 따른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국제쌀연구센터(IRRI)의 진단이 10일 제기됐다.
IRRI의 로버트 지글러 사무총장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농촌빈민 문제를 주제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경작을 할 수 있는 관개지를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세계의 쌀 재고량이 197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IRRI는 지난 1960년 미국의 포드 및 록펠러 재단이 필리핀 정부의 협조를 얻어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1960년대 쌀 품종의 개량을 통해 식량부족 해결에 기여한 ‘녹색혁명’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글러 총장은 “지난 5년간 국제 쌀 가격이 두배로 올랐으며 특히 경작에 쓰이는 요소비료 가격이 유가상승으로 인해 세 배나 뛰었다”며 “바이오에너지 수요 증가와 도시화, 공업화에 따른 경작지 및 관개용수 부족 현상, 지구온난화 현상 역시 쌀 부족 현상을 낳는 장기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쌀 부족 현상을 타개하고 아시아 농촌 빈민 수백만명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녹색혁명의 쌀 생산량 증가에 버금가는 새로운 재배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농무부와 농업전문가에 따르면 쌀 생산은 지금도 연간 1% 미만으로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재배 면적이 1999년 3억8,500만 에이커에서 현재 3억8,000만 에이커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생산량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