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사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이익을 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8일 이승희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민ㆍ신한ㆍ우리ㆍ기업ㆍ외환 등 5개 은행의 PB 관련 자산규모는 57조5,814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8.1%를 차지한 반면 PB 관련 순익은 3,845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9.3%에 그쳤다.
PB 관련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비교해보면 PB 분야의 이익기여도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반면 일반고객의 자산 비중은 전체의 71.9%지만 은행은 이 자산에서 9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결국 은행이 돈 많은 고객보다 일반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챙긴 셈이다.
국민 등 5개 은행을 기준으로 은행당 PB 고객 수는 8만4,727명, PB 고객 1인당 보유자산은 1억3,529만원, PB 고객 한 사람에게서 얻는 순이익은 9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PB팀장은 “부자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는 무료고 비용은 무조건 깎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관리하는 PB 고객의 자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순익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개 은행의 PB 고객 자산은 2005년 말 39조9,775억원에서 2006년 52조3,245억원으로 31% 늘어난 데 이어 올 6월 말 현재 57조5,814억원으로 올 들어 10%가량 증가했다. 순익도 2005년 4,930억원에서 2006년에는 6,614억원으로 34% 늘어났고 올 상반기에는 3,845억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토지보상금이 많이 풀리면서 고객 자산이 급증했다”며 “고객들이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상황에서 은행이 고객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받게 되면 PB 분야의 순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