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시계시장, 명품이 되살린다

패션소품 넘어 투자대상으로 거론도…올매출 최고 30% 늘어
백화점들 초고가시계 편집매장 오픈 잇달아


지난 수년간 침체기였던 남성시계 시장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백만원은 기본이고 수천만원, 심지어 억대를 호가하는 초고가 명품 시계가 그 선봉에 섰다. 실제로 최근 명품 시계 매출이 증가하는 등 관심과 수요는 기대 이상이다. 남과 다른 시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남성들이 크게 늘어난데다 컬렉션으로서의 가치를 중시하는 매니아층이 두터워졌기 때문.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중순 기존 고가 시계 매장과 별도의 초고가 명품 시계 편집매장을 열기로 하는 등 주요 백화점이 일제히 명품 시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명품 시계, 시장 부활을 이끈다=지난 몇 년간 남성 시계 시장은 장식 등 액세서리를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 및 캐주얼 스타일 유행, 예물문화의 간소화, 휴대폰 보급 등의 영향으로 찬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 시계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그 중심엔 명품시계가 자리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내 명품시계 편집매장인 ‘크로노다임’의 경우 올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신장했다. 구매고객 비율도 7대 3 정도로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훨씬 높다. 갤러리아 명품관EAST에 있는 명품시계 편집숍인 ‘빅벤’에서는 2,000만원~1억원대의 초고가 시계가 일주일에 평균 1~2개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은 고가 시계 수요가 늘면서 6월 현재 롤렉스는 목표보다 137.4%, 까르띠에와 오메가는 143.3% 초과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까지 DKNY, 아르마니, CK, 티소 등 남성 패션시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가량 증가했다. ◇시계 트렌드가 바뀌었다=남성 시계가 화려한 비상을 꿈꾸게 된 것은 시계에 대한 인식 전환 덕분이다. 명품시계 매장을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웃렛인 하이브랜드의 최영호 마케팅팀 차장은 “예전엔 시계를 단순히 시간 확인하는 기기 정도로 취급했지만 요즘은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가치를 표현해주는 패션소품이자 애장품으로 여긴다”며 “이는 개성과 패션을 중시하는 20~30대 젊은층 뿐 아니라 남과 다른 품격을 원하는 40~50대에서도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명품 시계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한 여성은 의상은 물론 액세서리, 핸드백, 구두 등 다양한 패션아이템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만 남성은 구두, 넥타이로만은 한계가 있어 시계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짙어졌다. 특히 고가의 명품 시계는 과학을 뛰어넘어 예술품으로 취급되고, 특히 수작업으로 소량생산되는 특성상 희소 가치도 있어 투자 대상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계 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요즘 시계는 전과달리 손목의 반을 가릴 정도로 커지고 있으며, 큰 문자판과 복잡해진 기능의 초정밀 기계식 시계, 가죽 밴드 등이 선호되고 있다. ◇유통업체, 명품시계 시장 눈독=명품 시계에 대한 인기와 수요가 높아지자 유통업체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에 세계 4대 명품시계인 바쉐론 콘스탄틴을 비롯해 예거 르꿀뜨르, 에르메스, 보메 메르시에, 롤렉스 등 10개의 고가 브랜드가 입점돼 있는 ‘크로노다임’매장과는 별도로 7월 중순 역시 4대 브랜드인 브레게를 포함해 오메가, 레오앙트와 신규브랜드 자케도르, 블랑팡을 추가로 들여와 초고가 편집매장인 ‘이퀘이션 두땅’을 오픈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는 지난 4월 명품관에 바쉐론 콘스탄틴, IWC, 예거 르꿀뜨르, 크로노스위스, 보메 메르시아 등 희소성있는 5개 고급 브랜드만 판매하는 ‘빅벤’명품시계 편집매장을 열었고, 현대백화점은 2월 무역센터점에 피아제, 해리윈스턴, 다미아니 등 럭셔리 시계 및 쥬얼리 브랜드 편집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 역시 2월말 개점한 명품관에 롤렉스, 브레게, 오메가, 까르띠에, 벨엔로스, 유보트 등 명품시계 편집숍을 입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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