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기업] 한솔제지

'불안정 원자재시장 파고' 넘고 승승장구
펄프 확보 원가절감·선거특수로 1분기 순익 전년比 852% 급증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 대전공장 창고에 백판지 원지가 쌓여 있다.


지난 2008년 한솔에 인수된 아트원제지의 신탄진 공장 내부 모습.

국내 1위의 인쇄용지 업체인 한솔제지가 칠레산 펄프 파동 등 불안정한 국제 원자재 시장여건 속에서도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경영실적을 올리며 힘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측이 발표한 지난 1분기 한솔제지의 매출액은 3,744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원의 흑자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12.04%와 24.85%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852%나 급증한 233억원을 기록했다. 한솔제지는 칠레산 펄프파동으로 국제 국제 펄프가격이 연초 710달러에서 4월 현재 820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이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펄프값 상승과 수급 불안에 대비해 작년에 미리 확보해 놓은 펄프를 1분기에 주로 투입, 원가부담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증하고 있는 종이 수요도 실적 개선에 큰 몫을 했다. 선거 특수로 최소한 1만톤 가량의 종이수요 발생이 예상될 정도로 공급물량과 재고에 비해 시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펄프가격 상승분의 일부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실제로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전년대비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거 이슈가 겹치면서 국내 인쇄용지 소비량은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작년 1분기 37만톤에서 올 1분기에는 47만톤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로 구성된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도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회사측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1분기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제 펄프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품 가격에 펄프값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외 공급과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탓에 치열한 내수시장의 경쟁과 원가부담 가중을 극복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한솔제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피드 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경영방침아래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내부 효율성 제고와 영업 경쟁력 강화,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기존 사업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솔제지는 상반기에 이어 오는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와 직유통 구조 강화를 통해 내수 및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영업과 생산부문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선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제지사업을 기반으로 한 유통과 솔루션 등 신규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양호한 실적 행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솔제지의 '시너지' 경영은 앞서 지난 2008년 아트원제지 인수에서도 실현된 바 있다. 한솔제지는 아트원제지 인수를 통해 인쇄용지 부분 국내 1위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한편 영업, 생산, 구매, 지원 등 모든 부문에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성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 한솔제지는 지류유통업체인 서울지류유통과 일진페이퍼를 인수하면서 생산과 유통의 수직계열화를 구축, 종이 유통망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서유럽이나 일본의 선진 제지업체들이 생산과 유통을 결합해 제지산업을 발전시키고 외국사와 경쟁을 벌이는 사례처럼 한솔제지도 유통망 강화를 통해 생산, 유통 단계에서의 비효율을 줄이고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수출시장에서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대해 내려진 반덤핑 판정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솔제지는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출의존도에서 탈피해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지역을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매출 극대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펄프 파동을 계기로 원자재 가격 인상 및 수급불안에 대비해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 및 충분한 재고물량 확보에 나서는 등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태세도 강화한 상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전사적인 혁신활동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올리고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면서 글로벌 경쟁체제를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트원제지 인수로 '윈윈' 효과
지난 2008년 11월 한솔제지에 인수된 아트원제지가 지난해 4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흑자경영의 성과를 올리며 한솔제지와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과시하고 있다. 아트원제지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332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이는 인수 이후 재무구조 안정화를 기반으로 한솔제지와의 펄프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지류 유통 채널 개선, 생산지종의 안배를 통한 생산성 및 품질향상과 경영혁신 노하우 공유 등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아트원제지는 펄프를 비롯해 각종 부자재를 구입할 때 사업장간 공동 구매로 구매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거래물량이 늘어나면서 대량 구매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각 사업장끼리 각종 부자재와 부품 기준, 규격을 통일함으로써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없애고 사업장 간 물류와 재고 운영을 최적화해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솔제지와의 신수종 개발 및 연구를 통해 각 사업장별로 지종 전문화를 이룬 점도 수익성 개선에 큰 몫을 했다. 이를 통해 아트원제지는 타사와 차별화된 다양한 지종을 공급하고 고수익 지종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생산공정과 원가절감, 품질개선에 대한 한솔제지와의 공동 연구는 품질에 대한 고질적인 시장의 불만을 해결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데 효력을 발휘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최근에 눈에 띄는 행보는 총 250억원을 투입한 더블코팅 설비 투자다. 아트원제지는 더블코팅 아트지에 대한 생산비중을 대폭 늘림으로써 최근 국내외에서 증가 추세인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품질개선과 원가절감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코팅설비 개선 후에는 생산성 및 품질, 가격경쟁력 향상 효과를 통해 연간 60억원의 투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트원제지는 이를 통해 한솔제지와의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아트지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와 동시에 고급아트지를 선호하는 해외시장으로의 수출 비중도 점차 늘려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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