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대퇴골두(엉덩이 뼈와 이어지는 허벅지 뼈의 윗부분) 무혈성괴사증에 고관절(엉덩이 관절)을 회전시켜 수술하는 치료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증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ㆍ일본 등 동양인에게 발병률이 높고 건설현장이나 농사일을 많이 하며 소주ㆍ막걸리 등을 자주 마시는 30~40대 남성들에게 잘 나타난다.
고대 구로병원 인공관절클리닉 손원용(정형외과) 교수팀은 최근 5~7년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수술 받은 20∼40대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44개월(36∼85개월) 관찰한 결과 약80%(20명)가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지오카(Sugioka) 회전절골술`이라 불리는 이 수술법은 일부분이 괴사했을 때 바로 수술을 시행하면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퇴골두를 포함해 대퇴골 대전자부에서 절골술을 시행해 90도 이하로 회전을 시킨 후 다시 고정, 건강한 골 부위가 체중부하를 받게 유도 함으로써 피가 통하지 않아 손상된 괴사부위가 문제를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
정상부위가 30~40%만 남아도 시행할 수 있다. 괴사가 많이 진행된 3기 정도에서도 가능하고 성공률이 30~50%인 감압술보다 효과적이다. 자연관절을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유증이 적고 반영구적이다.
인공관절의 경우 나이가 들면 관절이 닳고 주변 뼈가 녹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치료법은 그렇지 않다. 관절이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동양인에게 적합하고 괴사의 침범 정도와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3기에 시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술 후 3∼4개월간 요양기간이 필요하며 대퇴골두 전체가 괴사 되었을 때는 시행할 수 없다.
최근에는 20대 남성과 여성이 발생하는 빈도도 늘고 있다. 지나친 음주ㆍ스테로이드 장기복용ㆍ잠수병 등이 원인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매년 4,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다.
◇초기에는 증상 느끼지 못해
대부분의 환자가 초기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경미해 병이 상당히 악화될 때까지 모른다. 무릎관절이 아프거나 허리 밑 부분과 엉덩이 뒤쪽이 당겨 허리 디스크로 오인해 물리치료를 받거나 불필요한 디스크 수술을 받는 환자도 종종 있다.
걸을 때 사타구니나 허벅지 쪽이 아프고 당기며 쉬면 아픈 것이 없어졌다가 걷거나 일을 하면 통증이 나타난다. 양반다리를 하면 다리가 벌어지지 않아 바닥에 앉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병이 진행되면 점차적으로 증상이 악화돼 걸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거동이 불편하다.
질병의 진행시기ㆍ정도ㆍ부위에 따라
▲감압술
▲골이식술
▲절골술
▲표면치환술
▲인공관절치환술 등 치료법이 다양하지만 국내에서는 젊은 층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가능한 대퇴골두를 보존해 치료하는 방법이 권유 되고 있다.
그러나 관절이 파괴되어 더 이상 자기관절을 보존할 수 없다면 인공관절치환술이 가장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초기에 진단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조기진단을 받아 전문의와 적절한 치료법을 상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