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극비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9일 새벽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도착해 현지 산업현장과 선친인 김일성 전 주석의 혁명 유적지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지린(吉林)성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마라톤 정상회담을 마친 다음날인 28일 밤 특별열차를 타고 곧바로 하얼빈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하얼빈에 도착해 쑹화(宋花)강 내 섬인 타이양다오(太陽島)의 한 별장에 여장을 풀었으며 29일 밤이나 30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이 오늘 하얼빈에 도착한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얼빈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시내 곳곳은 김 위원장의 방문으로 철저한 교통 통제가 실시됐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2시 하얼빈에 도착해 헤이룽장성 최대 곡물재배 기업인 베이다황그룹과 항공기 제조 및 전기기계 공장 등을 시찰하고 김 전 주석의 혁명 유적지를 참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이 열린 창춘에서 옌볜 조선족자치주로 이동해 투먼(圖們)ㆍ훈춘(琿春) 등을 둘러보고 두만강을 건너 귀국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와 현지언론은 통상 김 위원장 귀국 당일을 전후해 방중사실을 공표하거나 보도하지만 일절 침묵으로 일관해 이날 하루 종일 김 위원장이 동북3성의 어느 도시로 향하거나 머무르고 있느냐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27일 지린성의 영빈관으로 불리는 창춘 난후(南胡)호텔에서 후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오찬을 곁들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권력승계 협조 문제, 북중 경협, 북핵 해법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