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FTA 너무 낙관?

이백만 수석 "쌀만 지키면 겁낼 필요없다"
전문가들 "귤등 개방땐 지역경제 큰 피해"

청와대가 한ㆍ미FTA(자유무역협정)협상에서 “쌀시장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쌀만 지키면 농업시장 개방은 겁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쌀 뿐 아니라 귤 등 작지만 개방이 될 경우 지역 경제에 피해가 큰 분야들이 많은데다 청와대가 근거로 삼은 자료의 신뢰성까지 문제 삼는 등 주장 자체가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21일 청와대브리핑에 ‘농업개방, 과연 건널 수 없는 강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실으면서, 지난 2004년 기준으로 농림업 생산액의 90%를 구성하는 37개 품목을 선정해 미국과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쌀을 제외하면 농업 생산비중 2%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ㆍ미 FTA 발효로 농업시장이 개방돼도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품목은 신선도 문제 등으로 미국산 수입이 어려운 채소 등 19개(생산액 합계 10조5,125억원)로 전체 농림업 37조2,886억원의 28.2%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합ㆍ공존 품목은 축산물 등 모두 13개(생산액 12조4,982억원)로 농림업의 33.5%에 이르는데, 이들 품목에 정책적 배려를 집중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경쟁력이 없는 품목은 나머지 5개 품목(생산액 10조7,110억원)으로 비중은 28.7%에 이르지만 생산액이 9조9,631억원에 이르는 쌀을 FTA협상에서 제외하면 남은 품목은 2%에 머문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정부는 쌀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역량이나 재정능력을 감안할 때 문제의 2%는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이 지나치게 낙관론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농업 문제 전문가는 “한 예로 귤은 생산액이 작고 경쟁력이 없지만 개방되면 제주도의 지역경제가 무너지는 엄청난 부작용을 불러온다”며 “아울러 경쟁력 없는 품목의 생산비중이 2%라고 했는데 이 역시 신뢰할 만한 통계 수치는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지난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3차 협상에 앞서 쌀 뿐 아니라 쇠고기, 고추, 마늘 등 40개를 개방예외 대상으로 정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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