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어려울수록 X-마스 명화 감상을"


다가온 크리스마스. 올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많은 사람들에게 블루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에겐 산타가 필요한데 안방에서나마 산타의 훈기를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단골 영화를 소개한다. 크리스마스 영화 중 최고는 ‘멋진 인생’(사진). 프랭크 캐프라가 감독하고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한 명화다.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소시민 조지가 파산하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강에 투신 자살을 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술꾼 천사가 내려와 조지를 마을로 데리고 다니면서 만약 그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 세상이 얼마나 불행한 곳이 되었을 것인가 하는 사실을 보여 준다. 천사가 조지에게 작별을 고한 뒤 조지는 이 세상이 얼마나 멋진 것인가를 깨닫고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다. 꼬마 나탈리 우드가 나온 ‘34번가의 기적’도 좋다. 조숙한 소녀 수전은 산타를 믿지 않는데 뉴욕 메이시 백화점의 산타 노릇을 하는 노인이 수전에게 자기가 진짜 산타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법정에서 그 진위 여부를 가린다는 얘기다. 역시 제임스 스튜어트가 나온 ‘모퉁이의 상점’도 성탄절 단골 명작. 언스트 루비치 감독. 부다페슈트의 소규모 백화점에서 일하는 두 고독한 젊은 남녀가 서로가 자신들의 펜팔 상대인줄도 모르고 티격태격하다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둘이 서로 글을 통한 연인임을 깨닫게 되면서 키스하는 매우 로맨틱한 영화다. 이 영화는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 주연의 ‘유브갓 메일’로 리메이크 됐다. 오 헨리의 단편이 원작인 ‘동방박사의 선물’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작품. 가난하지만 행복한 젊은 부부 짐과 델리는 크리스마스에 선물 살 돈이 없어서 각자가 가장 아끼는 회중시계와 머리칼을 팔아 빗과 시계줄을 사 선물한다. 물론 크리스마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원작으로 한 ‘스크루지’. 여러 작품 중 최고는 알리스테어 심이 스크루지로 나오는 1951년 산 동명의 영국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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