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애인 편향시각 여전
장애인 인식개선세미나
새롭게 시작된 MBC주말연속극 `엄마야 누나야'에는 사고의 여파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장애인 여경(황수정 분)이 등장한다.
이렇듯 방송에 장애인이 등장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방송 내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소위 `불쌍하다'는 식의 전통적인 장애인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관련 단체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최근 `장애인먼저 운동본부'가 개최한 장애인 인식개선 방송 세미나에서는 국민들이 장애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을 수 있게 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됐다.
장애인과 함께 출연한 연예인이 시종일관 울음을 감추지 못하거나 장애인을 비하하는 언어를 그대로 내보내는 등 인식을 호도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갤럽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방법'에 대해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이가 40.7%였고 매스컴을 통한 장애인 관련 홍보 및 교육이 절실하다고 든 사람도 39.3%나 됐다. 장애인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매스컴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정주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모니터회장은 “장애인 프로그램과 방송내 장애인 묘사는 `소외계층의 푸대접'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된다”며 “방송은 장애인 등에 편견을 가진 국민들을 일깨우는 역할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숙 KBS 제3라디오 부주간은 “장애인을 소비자로 인식하지 않는 편견과 안이함이 장애관련 프로그램 시청률 저하의 원인”이라며 “장애인을 위한 시책이 선심용ㆍ전시용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 신호창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편성보다는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모든 장애인이 실제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원기자 heewk @sed.co.kr입력시간 2000/11/06 17:4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