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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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신지애)
"내일이면 모든 게 결판난다. 정말로 흥분된다."(로레나 오초아)
'골프여제' 결정까지 마지막 라운드만 남긴 신지애(21ㆍ미래에셋)와 오초아(멕시코)의 말에서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올해의 선수' 등극을 향한 승부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CC(파72ㆍ6,650야드)에서 계속된 LPGA투어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폭우 때문에 3라운드로 축소된 이 대회 2라운드가 일몰로 중단된 가운데 둘은 나란히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운명의 승부를 맞게 됐다. 신지애가 합계 7언더파로 1타 차 2위, 오초아가 6언더파로 공동 3위. 남은 홀의 수는 신지애 20홀, 오초아 19홀이다.
신지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지애는 경기가 중단되기 전 16번홀까지 버디 6개과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17개 홀을 치른 오초아가 버디 3개, 보기 3개로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1라운드에서 4타나 앞서갔던 오초아를 추월했다.
우승 경험이 없는 선두 크리스티 맥퍼슨(미국)과 단 1타 차인 신지애는 31년 만의 신인왕ㆍ올해의 선수 동시 석권에 청신호를 켰다. 이번에 우승하면 이미 확보한 신인왕ㆍ상금왕에 올해의 선수와 다승왕까지 4개의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다.
4년 연속 올해의 선수를 노리는 오초아가 우승하지 않는다면 6위 안에만 들어도 올해의 선수 트로피는 신지애의 몫이다. 오초아에 0.05타 뒤진 평균타수 부문 역전 가능성도 살려냈다.
역시 신지애는 위기에서 강했다. 오초아가 4타나 앞선 채 대회가 하루 줄어들어 부담이 컸던 상황. 그러나 특유의 정신력에 이틀간 비축한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전세를 뒤바꿔놓았다.
많은 교민들의 응원 속에 전반 버디만 4개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에도 짧은 퍼트가 몇 차례 돌아 나오기는 했지만 자주 기회를 만들며 1타를 더 줄였다.
페어웨이 젖은 곳에 놓인 볼을 '옮겨놓고 치도록 하는(lift, clean and place)' 규칙이 적용된 것도 샷 거리가 짧은 신지애에게는 도움이 됐다.
박세리(32)와 최나연(22ㆍSK텔레콤), 최운정(19) 등이 4언더파로 공동 9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