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나 우유도 이제 평범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들어맞는 맞춤 제품이라야 뜬다'최근 다양한 유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특히 건강 기능을 강조한 복합 기능성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유제품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틈새 시장을 찾아 나선 업체들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이해 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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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발효유 시장 급팽창='이제 발효유 한 병을 마셔도 알고 마셔야 한다'
기능성 발효유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부위별 맞춤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향상된 데다 소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 병의 발효유를 마시더라도 맛과 영양은 물론 건강 기능까지 골고루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의 요구는 갈수록 깐깐해지고 있다.
업체들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맛과 영양을 대폭 강화하거나 어린이 성장 촉진, 다이어트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또 발효유의 기본 효능인 설사, 변비 해소의 정장(整腸) 작용 및 기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치열한 판촉전까지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발효유 시장은 모두 8,364억원대. 올해는 10%이상 신장하면서 1조원대를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 매일, 한국야쿠르트 등 업체들의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시장 확대를 위한 판촉 활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효유 시장은 지난 80년대 초반까지 '야쿠르트' 등의 액상 요구르트가 주도했으며 90년대 중반엔 떠먹는 호상 요구르트로 넘어간 데 이어 90년대 후반 들어 드링크 요구르트가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드링크 요구르트는 고급화와 고기능성을 요구하는 고객 욕구에 가장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워 최대 유망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드링크 요구르트는 지난해 13%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액상 요쿠르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작년 9월에는 한국야쿠르트가 정장 작용은 기본이고 위 질환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억제할 수 있는 '윌'을 출시, 발효유의 고급화와 기능성 확장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윌은 출시 한 달 만에 하루 출고량 30만병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에도 '윌'의 판매 호조와 함께 남양ㆍ매일 등 경쟁 업체들이 다양한 영양 성분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드링크 요구르트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 발효유의 붐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유시장도 차별화 바람=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능성 우유를 중심으로 우유 시장도 뚜렷한 양분화 추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우유류 시장 규모는 모두 1조3,800억원대로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이중 일반 우유는 1조1,500억대로 3% 정도 늘어나는데 그친데 반해 기능성 우유는 2,7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나 불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국내 우유 수요도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과거와 같은 급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대부분 기능성 우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판매중인 기능성 우유만 모두 20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신제품도 해마다 3~4종씩 출시될 정도다.
기능성 우유는 주로 어린이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주성분에 따라 다양하게 걸쳐 있다.
우선 두뇌 영양 성분으로 알려진 DHA를 강화한 '아인슈타인'(남양유업)를 비롯해 '파스퇴르DHA'(파스퇴르), '1등급 우유'(매일유업)가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또 성장기 어린이의 뼈대 형성과 주부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성분을 강화한 '뼈로가는 칼슘우유'(매일유업), '고칼슘 아침에 우유'ㆍ'앙팡'(서울우유) 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고(高)지방 및 저(低)지방우유, 비타민강화 우유도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이 높은 편이다.
빙그레도 유업체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이 달 중순 어린이들에게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는 전략 아래 모두 5가지의 성분을 갖춘 신제품을 새로 출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전망 및 과제=이 같은 고기능성 제품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일단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일반적인 질병인 각종 위장 장애를 약이 아닌 식품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점이나 항생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체들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내면서 본격적인 제품 차별화 경쟁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 받을 만하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앞으로 소비자들의 잠재된 욕구를 찾아내 보다 세분화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의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앞 다퉈 기능성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가격 상승분 만큼의 기대 효과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업체들이 가격을 끌어 올리기 위해 다양한 영양 성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기대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