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아 기다리던 내수회복 소식이 슬그머니 들려온다.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산업생산 실적도 괜찮다. 일각에서는 “이제 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핵심축인 건설 분야가 주춤거리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승용차, 대형할인점 등 반가운 소비회복 소식=자동차로 먹고산 한달이었다. 생산 분야에서는 반도체ㆍ영상음향통신ㆍ자동차 부문이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중대형 자동차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출과 내수 수요에 힘입어 7월의 자동차 생산이 전월 14.3%에서 23.3%로 큰 폭으로 뛰었다. 생산이 늘면서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도 80.5%를 기록, 전월보다 0.4%포인트 늘어났다. 제품 출하 역시 6.5%로 전월의 4.3%에서 2.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0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내수출하 증가율(6.6%)이 수출 증가율(6.2%)을 앞질러 수출 둔화의 여파를 내수가 떠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에서도 자동차의 역할이 컸다. 내구재 판매 가운데 승용차 판매가 전월의 18.4%에서 7월 28.8%로 큰 폭으로 뛰었다. 대형할인점 역시 8.1%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부진하던 백화점 판매도 전월 -1.6%에서 지난달 1.6%로 다시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밖에도 의복ㆍ신발 등 준내구재(9.0%증가)와 식료품ㆍ담배 등 비내구재(0.4%)도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힘을 보탰다. ◇설비투자 ‘아직은’… 부진한 건설경기는 ‘복병’=본격적인 경기회복의 필요충분조건인 설비투자가 아직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해 7월보다는 4.7% 늘었지만 ▦1월 16.0% ▦2월 -3.5% ▦3월 1.6% ▦4월 -0.2% ▦5월 7.7% ▦6월 -3.1% 등 올들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통계청 역시 “설비투자는 워낙 변동성이 높아 최소한 2, 3개월 이상 증가추이를 보여야 회복세를 말할 수 있다”며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나마 오랜 기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던 국내 기계수주가 25.5%로 크게 상승한 것이 위안거리다. 특히 건설경기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회복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 지난달 국내 건설기성은 전달 11.6%에서 5.3%로 크게 떨어졌다. 5월 11.1%, 6월 11.6% 등 10% 이상을 유지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반토막 난 셈이다. 건설수주의 경우 전월 38.0%의 증가율에서 지난달 7.6% 증가로 급락했다. 건설수주 역시 올 1ㆍ4분기 24.8%, 2ㆍ4분기 40.5% 등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여왔다. 더구나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 하락이 가시화한다면 하반기 경기 회복이 또다시 요원해질 수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ㆍ4분기 중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에는 미약하게나마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문제는 부동산 대책의 여파에 따른 향후 건설투자의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