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공세에 철강재 가격도 거센 인하 압박

국내 주요 산업의 채산성을 위협하는 가격인하 압박은 가전제품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미 범용 철강류들의 경우 중국산의 저가 공세로 가격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농수산물 등에서도 원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소비자 유통가격이 형성되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부에선 내수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또 다른 부분에서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 공세로 마진을 담보하지 못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산 철강재 수입물량은 전체 493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433만톤)을 이미 웃돈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12.1%나 증가한 셈이다. 덩달아 철강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올들어 두 차례에 걸쳐 범용 철강재 및 스테인리스강을 큰 폭으로 인하했다. 동국제강 및 2단계ㆍ3단계 철강업체들도 잇달아 가격을 낮췄거나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협회의 한 관계자는 “철강시장 불안정은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국내 공습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이라며 “상당 기간 중국산 철강의 움직임에 국내 철강류 가격이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생활필수품 및 농수산물에서도 중국산 공습으로 인해 가격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먹거리는 지난해 수입 농산물의 15.7%, 수산물의 3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 미꾸라지의 84%, 낙지의 60%, 장어의 34%가 중국산으로 중국산 농수산물은 우리 식탁 깊숙이 침투한 지 오래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 워낙 저가에 수입되다 보니 가격이 두세배 비싼 국산 생필품 및 먹거리들이 가정의 식탁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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