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책시장 '애플 시대' 열리나

대형 출판유통사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 선봬
다른 500여곳 업체들도 관련 서비스 준비 서둘러

국내 e북 콘텐츠 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급속히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폰의 국내 진출 이후 교육 출판사와 대형 유통사 등 e북 콘텐츠 업체들이 애플의 앱스토어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잇따라 선보이거나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알리딘, 예스24, 인터파크 등 대형 온라인 출판 유통사들은 이미 앱스토어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상태며,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역시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조만간 서비스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교육 출판물 업체들은 유통업체들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거의 모든 업체들이 앱스토어에 뛰어든 상태다. 게다가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조만간 국내에 상륙할 것을 대비해 이미 500여곳 이상의 출판 및 유통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자출판협회의 한 관계자는 "e북 콘텐츠 시장의 흐름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쏠리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미 대형 유통사와 출판사 뿐 아니라 e북 전문 유통사들도 애플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북 시장에서 애플의 주도권이 강화된 데 반해 전용 단말기와 관련 콘텐츠는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e북 전용단말기를 출시한 북큐브 네트워크는 지난 13일까지 4개월 동안 불과 약 1,000대 밖에 팔지 못했고,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3세대(3G) 이동통신 모듈을 탑재한 단말기를 선보였던 인터파크INT도 한 달 동안 불과 1,000대가 조금 넘는 판매 실적을 올리는 데 만족했다. 삼성전자와 아이리버은 e북 전용단말기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양사를 포함한다고 해도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총 판매량이 2만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용단말을 통한 콘텐츠 판매 실적도 대부분의 업체들에서 기대 이하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콘텐츠 판매량을 공개하기가 창피할 정도의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무료로 제공되는 책 이외에는 수요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교보 만이 전용 단말기 출시 이전보다 올들어 월평균 300~6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가능성을 남겼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e북 전용 단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반면 아이폰의 위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흐름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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