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 현실화 시급

기준치 상승폭 연평균 3%정도에 그쳐
복지혜택 못받는 저소득층 갈수록 늘어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혜택의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 상승폭이 연평균 3%대에 머물면서 저소득층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생계비 기준의 현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저생계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부가 매년 금액을 책정하고 있는데 월소득이 이 기준보다 낮을 경우 ▦생계급여 ▦의료1종 수급권 자격 ▦교육급여 등 각종 복지혜택이 주어진다. 13일 사회복지학회단체들에 따르면 최저생계비(4인가구 기준)는 지난 2000년 92만원, 2003년 101만원, 2005년 113만원, 2006년 117만원으로 연 평균 생계비 증가율은 3~4%대에 그쳤다. 이에 비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은 2000년 262만원, 2003년 317만원, 2005년 356만원, 2006년 376만원으로 연평균 7~8% 상승했다. 중류층의 소득이 실질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복지 기준인 최저생계비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드는 셈이다. 실제로 최저생계비는 2000년대 초에 도시근로자(4인가구) 평균소득의 38%에 달했으나 올해는 30%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저생계비의 질적인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생계비처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기준인 최저임금은 매년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최저임금(1인기준)은 2000년 36만원, 2001년 42만원, 2002년 47만원, 2003년 51만원, 2004년 56만원, 2005년 64만원, 2006년 70만원으로 상승했다. 사회복지학회들은 “최저생계비를 책정할 때 절대적인 수치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면서 “빈곤 개념이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정의되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최저생계비는 평균소득의 30%대로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상대빈곤선’인 평균소득의 50%보다 매우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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