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한화갑 '심야회동' 제휴 탐색하나 한 "지방선거 출마자 지원해달라" 고 "통합·화합의 정치를…"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고건(高 建) 전 총리가 16일 밤 정치활동 준비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회동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서울대 정치학과와 외교학과 동문들이 한 대표의 의원직 상실형 재판결과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모임에 참석해 한 대표를 만났다고 민주당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이 17일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고 전 총리에게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고 전 총리가 연대하고, 선거 후에는 중도 실용노선으로 정치판을 다시 짜자"고 협력을 제안했지만고 전 총리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는 원칙론만 밝히고 즉답을 피한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리는 또 한 대표가 "신당창당은 서로에게 손해"라고 우려를 표시하자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변인은 고 전 총리와 한 대표가 건전한 노선으로 국민통합을 이뤄내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지만, 고 전 총리측은 "원론적인 이야기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한 대표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대학 동문들이 마련한자리였기 때문에 깊숙한 이야기는 나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 참여할 것인지,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 중인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서의 협력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한 대표와 만난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민주당의 거듭된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피해왔던 고 전 총리가 한 대표를 만났다는 사실은 지방선거에 대한 고 전 총리의 입장 변화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있다는 것이다.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 참여에 대한 입장을 굳히고, 열린우리당과의 연대 및 민주당과의 협력 등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한 대표를 만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한 대표를 만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고 전 총리가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과 회동한 이후 우리당과의연대가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한 대표와의 만남으로 균형 맞추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우리당 내 각 계파들도 고 전 총리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웠다. 고 전 총리와의 회동 이후 전당대회 경선에서 `범양심세력 대연합론'에 대한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는 김근태 고문측은 "고 전 총리와 한 대표의 만남도 대연합의범주에 포함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정동영(鄭東泳) 고문측은 "김 고문이 주장하는 대연합론이 결과적으로내용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17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