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폭풍] 고삐풀린 국제유가 왜?

선물시장 상승세가 폭등 부추겨
골드만삭스 "200弗까지 갈것" 리포트가 기폭제
"석유애널리스트, 산유국 제치고 시장 지배" 평가


[고유가 폭풍] 고삐풀린 국제유가 왜? 선물시장 상승세가 폭등 부추겨골드만삭스 "200弗까지 갈것" 리포트가 기폭제"석유애널리스트, 산유국 제치고 시장 지배" 평가 문병도기자 do@sed.co.kr 최근 국제석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폭등세를 이어가는 것은 석유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이 유가가 장기적으로 배럴당 2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장기 선물시장에 대량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석유선물시장의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무려 배럴당 23달러나 올랐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의 기름 값 급등의 기폭제는 지난 5일 골드만삭스의 석유전문 애널리스트 제프리 커리와 아르준 머티가 앞으로 2년 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도달하고 현물시장에 투자하기보다는 장기 선물계약에 투자하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낸 것. 골드만삭스의 두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55달러이던 2005년 3월에 수년 내에 유가가 105달러까지 치솟는 슈퍼 스파이크(super-spike)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골드만 리포트가 나온 뒤 앞으로 8년 후인 오는 2016년에 인도할 선물 가격이 무려 27%나 폭등했고 현물가격은 이 기간 10.9% 올랐다. 장기 선물 가격의 상승이 단기 선물 가격을 이끌고 이어 현물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FT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제석유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 알리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었지만 최근에는 뉴욕과 런던의 석유 애널리스트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가 국제석유선물시장을 리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정확하다는 신뢰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둘째로 골드만삭스가 다른 투자은행보다 일찍이 상품시장에 거래를 텄고 석유선물 거래자들의 60%가 골드만삭스와 거래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상품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 석유 애널리스트들의 랠리 전망이 석유시장의 투기꾼들을 자극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커리 애널리스트는 “산업 전체가 장기적인 공급압박을 받고 있는데 투기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큰 그림을 놓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미국의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영국 바클레이스은행,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독일의 도이체방크도 골드만삭스의 전망을 거스르지 않고 석유시장의 빅 랠리를 예고해 선물시장의 상승에 가담하고 있다. 프랜시스코 블랜치 메릴린치 상품담당 애널리스트는 “빠듯한 수급과 실질금리의 하락으로 유가가 향후 몇 달 안에 15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 호스넬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도 “큰 흐름을 볼 때 유가는 새로운 평형을 찾을 때까지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고유가 해법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에너지 기업들이 고유가로 큰 돈을 벌고 있다며 증세를 통해 고유가를 해결하자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알래스카ㆍ태평양ㆍ대서양 지역에서의 석유 탐사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의 피터 로버트슨 부사장은 21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더 많은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도록 의회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