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융합 특수 보안장비로 "세계시장 개척"

아이디폰 엄현덕 대표
이달의 기능한국인 수상

엄현덕(오른쪽) 아이디폰 대표가 해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특수요원 복장으로 방문객들에게 카이샷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9번째 '이달의 기능한국인' 수상자로 엄현덕(54) 아이디폰 대표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엄 대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첨단 정보기술(IT)을 융합한 특수보안장비로 세계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99년 LG산전에서 함께 일하던 개발담당 직원 4명과 함께 회사의 신용카드 조회기 사업권을 인수받아 퇴직금 5,000만원을 밑천 삼아 아이디폰을 세웠다. 2000년 벤처기업 열풍과 신용카드사업의 호황으로 매출이 급성장했지만 신용카드 조회기 생산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과당ㆍ출혈경쟁이 심해져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그는 2002년 특수보안장비 분야에 뛰어들어 무선녹음장치(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의 대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장치)를 미국 경찰에 납품했다. 이 제품은 흔히 '자동차 블랙박스'로 불리는 차량의 각종 운행정보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장치다. 현재 교통사고 등의 원인 규명을 목적으로 여러 업체들이 참여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디폰이 과거 항공기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던 고가의 제품을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무선녹음장치는 기존 녹음기의 단순한 녹음 기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리와 영상을 저장함과 동시에 무선으로 메인 컴퓨터에 전달해주는 장치다. 현재 일선의 군사작전, 경찰 업무 등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전투 현장이나 사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지휘본부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올해로 창업 10년째를 맞은 이 회사는 현재 자동차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차량용 DVR, 무선녹음장치, 개인 휴대형 영상 녹화 및 전송장비인 카이샷(KAISHOT) 등을 생산하면서 보안장비업계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카이샷은 현재 아이디폰의 주력제품으로 헬멧이나 가슴ㆍ어깨에 부착하는 소형 첨단장비다. 예를 들어 작전 중인 군인이나 경찰ㆍ소방관이 카이샷을 휴대할 경우 현장의 상황을 고화질 영상과 음성으로 녹화하고 동시에 지휘본부에 원격 전송하며 GPS 신호 및 각종 센서를 부착해 휴대자의 현재 위치와 신체 상태까지 알려준다. 즉 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음성ㆍ영상정보는 물론 휴대자의 혈압, 의식, 심박 수, 체온, 주변 온도, 각종 장비의 상태 등을 '지휘본부'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아이디폰은 2007년 카이샷을 출시하고 미국 경찰과 1,000대 분량의 공급계약을 맺어 그해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고 산업자원부 장관에게서 무역 진흥 공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는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특히 R&Dㆍ품질관리에 주력하려고 직원 22명 중 12명을 연구인력으로 운용한 덕분에 근로자 1인당 생산성이 연 5억원에 달한다. 엄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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