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출전 콜로니얼대회 임박 ‘性대결 논란’ 활활

요즘 전 세계 골프계의 최대 화제는 단연 여자 선수들의 남자 대회 출전이다. 여자 골프계 최강자인 아니카 소렌스탐(32ㆍ스웨덴)이 지난 1월 말 PGA정규 투어 출전을 선언한 뒤 끊임없이 논란이 된 이 문제는 그녀가 출전하기로 한 뱅크 오브 어메리카 콜로니얼 대회(이하 콜로니얼 대회ㆍ현지 시간 22~25일)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논란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게다가 지난 주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비제이 싱이 19일 바이런 넬슨 클래식에서 우승한 직후 “콜로니얼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돌연 출전 포기 의사를 밝히자 소위 `골프 성 대결`은 들 불에 기름을 부은 듯 전 세계 골프 팬들의 관심사로 확산되고 있다. ◇왜 관심을 끄나=가장 큰 이유는 특이하기 때문이다. 여자 선수가 남자 투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 45년 이후 58년만의 일로 반 세기를 넘겨 등장한 재미있는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또 다른 이유는 여자 선수가 과연 남자들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까, 즉 남녀간 성벽이 무너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소렌스탐은 여자 골프계의 최강자. 그녀가 남자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여자 프로 골프계 전체의 기량이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골프에 `대결`이라는 단어가 서슴없이 인용되고 있다. 미국 남자 골프계 원로 중 한 명은 이번 콜로니얼 대회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소렌스탐이 부끄러워지거나 남자 선수들이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소렌스탐과 남자 선수들 전체의 대결로 해석하기도 했다. ◇왜 출전하려고 하나=먼저 여자 선수들이 남자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LPGA에는 `여자 선수`로 제한하는 참가자 규정이 있지만 PGA에는 성별에 대한 특별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브 자하리스가 지난 45년 사상 처음으로 남자 대회에 출전했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그레이터 하트포트오픈 본선 출전권을 따낸 수지 웨일리(38)는 “두 딸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남자 대회에 나간다고 밝혔다. 소렌스탐은 “내 기량을 점검해 보기 위해”라고 말했으며 미셸 위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출전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박세리는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며 참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두 아주 개인적인 이유다. ◇왜 반대하나=대부분의 남자 선수들과 일부 여자선수 및 관계자들이 강력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싱의 지적대로 “한 명의 남자 선수가 출전권을 잃기 때문”이다. 괜히 스폰서 초청 권을 빼앗아 자격 있는 선수의 참가를 막아버리지 말고 참가하고 싶으면 PGA퀄리파잉 스쿨이나 대회 예선을 먼저 통과해서 출전하라는 지적이다. 다른 이유는 “쓸데 없는 짓”이라는 것. 여기에는 미묘한 시각 차이가 있다. 분명히 컷 탈락의 수모를 당할 것이라는 편과 상위권에 올라 남자 선수들에게 망신을 안길 것이라는 편이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여성 대부분은 전자의 시각을 가지고 “여자 망신 다 시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남자 선수들도 표면적으로 “망신살 뻗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내심 그 망신 살이 자신들에게 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소렌스탐과 동반하는 선수들, 또 앞 조에서 플레이 하면서 갤러리들과 언론의 소란을 견뎌야 하는 선수들에게 벌써부터 연민을 보내며 `제발 내가 아니기를`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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