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기향기] 시차 증후군

현지시간-생체시계 불협화음 햇빛 많이 쐬면 회복속도 빨라


월드컵 시즌, 시차적응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지난 달 28일 월드컵 대표선수들이 출전에 앞서 첫 훈련을 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레인저스 훈련장. 23명의 축구 선수대표 선수들의 몸놀림은 평소 같지 않았다. 바로 16시간의 긴 비행과 8시간의 시차로 인한 때문이다.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로 날아간 응원단 역시 피로를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과 독일의 시차는 약 8시간. 밤낮이 바뀐 이들은 현지 시간에 적응할 때까지 소위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과 두통 및 식욕·체력 저하 증세를 겪게 된다. 왜 그럴까? 이처럼 장거리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겪는 증세를 의학용어로 제트레그(Jet lag) 또는 시차증, 시차 증후군이라 부른다. 즉 여행자가 보통 5~6시간 이상의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장거리 여행 시 현지 시간과 신체가 인식하고 있는 시간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세다. 사실 우리 몸에는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밤에는 대낮처럼 불을 밝혀도 잠이 오게 하는 생체시계가 작동하고 있다. 바로 대뇌 아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마스터 신경세포(Master nerve cell)'는 주기적으로 각각 다른 양의 PDF라는 분비물(신호)을 내보내는 데 이 신호를 받는 주변 신경세포들은 PDF가 많으면 아침으로 PDF가 적으면 저녁으로 인식한다. 이런 생체시계 신경세포들은 사람이 시차가 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현지 시간에 맞추게 되는 데 현지시간에 완전 적응할 때까지 우리 몸은 체온, 심박수, 호르몬 분비, 전해질 농도 등의 변화가 나타나는 생리적인 무질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다행히 이런 과정 속에서도 우리 몸이 현지 시간에 조금씩 적응을 하는 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통 하루에 1시간씩 현지 시간에 맞춰 간다고 한다. 시차 적응 역시 월드컵 선수들이나 여행객뿐만 아니라 새벽에 월드컵을 시청하려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일종의 과제다. 새벽 4시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밤을 새던지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한 후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야 한다. 이처럼 밤잠을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되도록 원래 기상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30분 내로 짧게 낮잠을 자는 게 다음날 생활 리듬을 위해서 좋다. 아울러 시차 극복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도착 후 햇볕을 많이 쐐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한편 우리 축구경기가 열리는 새벽 4시는 평소 수면 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시청자들이 졸음을 쫓으며 경기를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잠을 깨우는 체조로 근육의 길이는 변하지 않지만 근육에 힘이 들어가 단단해지는 정적수축 운동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최근 영화배우 문근영이 모 CF에서 선보인 국민체조에서 다리를 조금 벌리고 두 팔을 옆으로 쫙 뻗는 동작도 이 운동에 해당된다. 이 운동을 하면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량이 증가돼 혈액순환양이 많아지고 뇌기능이 활발해져 결국 졸음이 달아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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