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손잡이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한 광고가 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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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곳곳의 공항에서 볼 수 있는 애니콜의 '손 조형물' 광고는 기존 옥외광고의 전통 형식을 파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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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광고, 생활속에 파고들다
인터넷·체험형 광고등 다변화
기획취재팀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지하철 손잡이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한 광고가 늘고있다.
세계 곳곳의 공항에서 볼 수 있는 애니콜의 '손 조형물' 광고는 기존 옥외광고의 전통 형식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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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있으면 또 새해가 시작됩니다.
새해가 되면 정부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지요. 수많은 사업 내용 가운데 제 귀를 사로잡은 소식은 바로 서울시가 지하철 및 역사 내 광고를 대폭 정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간 '이게 도대체 지하철이야 광고철이야'라고 생각하셨죠? 이제서야 서울시가 우리의 마음을 헤아렸나 봅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서울시의 결단을 높이 삽니다. 꽤 많은 수입원이 될 터인데 그걸 포기한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첫걸음으로 새해에는 전동차 유리창에 일절 상업광고물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랍니다. 전동차뿐 아니라 지하철 역사 내에 무분별하게 걸린 상업광고물도 대폭 정리할 예정이랍니다. 우선 종로3가역, 건대입구역, 동대문운동장역, 군자역 등 환승역을 중심으로 지하철 내 광고 정리 작업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과연 개선(改善)이 될지, 개악(改惡)이 될는지 1년 후 이맘 때쯤 유심히 따져볼 일입니다.
오죽했으면 서울시가 나서서 꽤 짭짤한 돈벌이를 포기하면서까지 광고물 정비에 나서는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정말 잠 잘 때 빼고는 '광고의 거미줄'로부터 피할 방도가 없을 정도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광고는 우리도 모르는 새 생활 깊숙이 파고 들었답니다.
과거엔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소위 전통적인 매체에서나 광고를 접할 수 있었을 뿐이었는데 말이죠. 그땐 그래서 광고를 보고 듣는 재미를 음미할 수 있는 여유마저 가질 수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어떻습니까.
출근하자마자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로그인 했는데 정작 필요한 메일은 없고 광고 메일만 수두룩해 한숨 쉰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일 좀 하려고 하면 울려대는 신호음. 그래서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는데 광고인 걸 보고 짜증내는 것도 다반사지요. 심지어 대담하게 전화까지 해 "고객님, 대출 필요하시죠?"하고 묻는데는 정말 신경이 곤두섭니다.
인터넷, 모바일 등 새롭게 등장한 매체 덕분에 '세상 참 편해졌구나' 생각할 때도 있지만, 사실 그런 뉴미디어 때문에 대놓고 들이대는 광고의 횡포에 신음할 때도 많습니다.
출퇴근길엔 또 어떻습니까. 지하철 역사와 버스정류장은 거대한 광고판이고 버스와 지하철은 움직이는 광고판이지요. 어디 이뿐입니까. 그녀와 함께 오붓하게 길 좀 걸을라 치면 벽마다 붙어있는 온갖 벽보와 포스터 때문에 분위기가 확 깨집니다.
요즘 지하철 역사에는 안전을 위해 슬라이딩 도어가 생겼는데, 그 곳도 어느새 광고물로 덮여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지하철 내에 모니터까지 달아 영상 광고까지 하고 있고요.
눈만 괴롭히는 게 아닙니다. 어느 역인지, 어느 정류장인지만 알려주면 될 걸, 꼭 근처 병원이나 학원 광고까지 덤으로 알려주는 게 언제부터인지 당연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이러다 꿈 속에서도 광고의 망령들이 나타날까 두렵네요.
뭐, 광고가 다 싫다는 건 아닙니다. '쇼를 하라'는 어떤 광고는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고, '사람을 향한다'는 어떤 광고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에게 눈물 날 정도의 감동을 줬으니까요. 특히 생활 구석구석 파고든 옥외광고 중에는 그야말로 기발한 광고들이 무궁무진하지요.
어쨌든 새해 광고계에서는 꼭 양화(良貨)가 악화(惡貨)를 구축(驅逐)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귀찮다고 피해갈 수 없을걸…
‘당신이 만나는 모든 곳이 매체다.’
요즘 광고인들의 사고방식이다. 방송, 신문 등 전통적인 매체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곳은 지하철, 버스, 택시, 비행기 등 교통수단도 될 수 있고, 심지어 아주 은밀한 공간인 화장실일 수도 있다.
광고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있다는 걸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광고는 바로 옥외광고(Out of home advertising)다. 특히 옥외광고 중에는 전통적인 광고 개념을 뛰어 넘어 기존 매체의 형식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광고매체로 활용한 광고 유형이 많다.
반면 최근의 옥외광고는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노출을 뛰어넘는다. 기존 옥외광고의 전통적 형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삼성전자 애니콜의 ‘손 조형물’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김포공항 등 세계 유수 공항에서 접할 수 있는 이 광고물은 일반적인 전광판 광고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 차별화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뇌리 속에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소비자와 정신적인 접촉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추구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광고도 부쩍 늘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 새로 출시된 게임기를 설치해 사람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거나 버스 승강장 등에서 헤드폰으로 직접 음악을 들어보게끔 하는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 등이 그 예다. 김송태 금강오길비 S.P. 매체팀장은 “단순히 보여주는 광고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광고로 옥외광고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지하철 액자형 광고에 접착형 메모지를 붙여놓은 형식의 광고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옥외광고판이 소비자의 공간을 자사 브랜드로 도배해 공간을 침해하는 강제 노출 매체였다면 최근 등장하는 옥외광고는 톡톡 튀는 아디이어로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공간 공유형 매체다. 얼마 전 모 콜라 업체가 지하철 손잡이를 콜라 캔으로 장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소비자와 직접적인 스킨십을 시도한 적극적인 광고 형태는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더욱 깊이 생활 속으로 파고든 형태의 홍보 형태도 있다. 바로 이벤트다.
모 정유업체가 실시한 ‘100인의 카레이서’ 캠페인의 경우, 시내 중심 밀집지역 22개 주유소에서 이색적인 형태의 게릴라 퍼포먼스를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참신하면서도 강력한 인상을 심은 바 있다. 이 정유업체는 또한 스포츠카, 대형 밴, 컨버터블 등을 이용한 랩핑카 행렬을 서울 시내 주요 지점에서 순회하는 카 퍼레이드도 실시했다. 이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콘서트에 대규모 고객을 초청하기도 했다.
또한 벨소리 다운로드, 카트라이더 PPL 등 온라인 광고 캠페인도 대규모로 진행했다. 결국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대상에서 ‘올해의 마케팅 캠페인’ 부문에서 최고 기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가 집행되는 이유는 바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때문이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 사람들의 니즈(needs)는 다양해졌다.
이런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광고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다. 그만큼 똑똑해졌다. 기존 대중매체만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개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이런 변화에 일조했다. 전통적인 4대 매체 외에 인터넷, DMB 등 다양한 매체가 등장했다. 단순한 노출 광고는 이제 갈 곳이 없어졌다. 인터넷 시대인 요즘엔 소비자와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광고가 경쟁력을 가진다.
그래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광고 매체가 바로 인터넷이다. 올해 성장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006년의 경우, 전년 대비 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인터넷의 주 이용자는 20~30대. 이들은 공중파 TV를 보는 것 못지않게 인터넷이나 케이블 TV 등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나중에 40~50대가 되더라도 꾸준히 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 광고 업계는 향후에도 꾸준히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성장 가능성 때문에 유수 광고대행사를 박차고 나와 인터넷 광고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소 대행사로 옮기는 광고인들도 늘고 있다.
김석준 디지털다임(www.d2.co.kr) 광고본부 상무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 그는 10년 전 금강기획을 박차고 나와 디지털다임에 입사했다. 그는 “10년 전 가졌던 확신이 최근 현실화되고 있다”며 “현재 약 1조6,000억 규모인 인터넷 광고 시장이 베이징올림픽 이후인 2009년에는 2조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광고주들이 인터넷 광고를 선호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매체 광고와 달리 인터넷 광고는 쌍방향(interactive)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광고를 집행하면 바로 소비자의 반응을 알 수 있고, 그것을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있는 광고 매체는 오직 인터넷 광고 뿐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곧바로 광고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인터넷 광고는 매력적이다. 시간의 제약을 받는 방송 광고와 지면의 정해진 규격에 맞춰야 하는 인쇄광고와 달리 온라인은 시공을 초월한다. 온라인 광고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만 콕 찍어 원하는 만큼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보기 싫은 광고라면 그냥 지나치면 그만이다.
인터넷 광고 분야에서 최근 최고 이슈는 바로 UCC 및 영상 광고의 돌풍이다. 단순한 배너 광고가 감소하는 반면 동영상 광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시간적 제약이 없어 기존 TV 광고의 풀 버전이 인터넷에 오르기도 한다. 얼마 전 최고 인기 여배우의 엉덩이 춤으로 화제가 된 모 휴대전화 광고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15초라는 한정된 시간이 못내 아쉬웠던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그 광고의 풀 버전을 찾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광고를 향유하기도 했다.
심지어 시청자가 직접 만든 광고가 역으로 TV 등 전통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모 보험회사 광고는 시청자가 직접 보내온 UCC를 그대로 광고로 이용하는 파격을 시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연출 없이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UCC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광고에 공감했다. 새해 광고 시장에서도 이렇게 시청자들이 직접 찍은 UCC를 활용한 광고는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 광고의 인기는 광고 단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국내 굴지의 모 사이트의 경우, 사이트 첫 화면 오른쪽 공간에 위치한 고정광고는 24시간 게재 단가가 약 8,000~1억6,000만원이다.
메인 화면 한 가운데 노출되는 광고의 경우, 다수의 광고가 교대로 돌아가는데, 그 위치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1주일 400만회 노출하는 데 약 1,000만원이 든다. 수십 개 중 1개만 노출되기 때문에 좀 더 빈번한 노출을 원하는 업체는 보통 3개 이상을 구입한다. 사이트 좌측 소형 고정 광고는 24시간에 3,500~4,500만원이다.
매일 아침 신문 사이에 끼여 배달되는 백화점 및 할인점 전단지 광고도 빼놓을 수 없는 생활 속 광고다. 백화점 및 대형유통업체는 주로 전단 광고를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광고비를 낮춰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하는데다 지역 특화 마케팅을 전략을 삼은 할인점들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전단 광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의 경우 한 달 평균 3차례에 걸쳐 전단지 1,800만부를 신문 삽지 형식으로 발송한다. 대한민국의 전체의 가구 수를 1,000만 가구로 추산 할 때 한 집당 대략 2차례의 전단지가 배달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단지 종이 값을 한 장당 40원씩 잡을 경우 이마트 한 곳이 발주하는 물량의 액수가 연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깃마케팅의 일환으로 DM(direct mail)을 발송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파 광고보다 전단지나 DM 광고 효과가 더 빠르다”며 “온라인 시대지만 백화점 및 마트 업계에서는 오히려 오프라인 광고가 강세”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2/26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