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연속 성공 못했는데 누가 구입하겠나" 기술적 한계 부각시켜 '통큰 거래' 차단 의도
입력 2009.04.07 17:42:48수정
2009.04.07 17:42:48
미국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에 대해 기술적으로도 ‘실패’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또 우주발사체가 아니라 ‘미사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높은 제재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반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북한 제재를 시도하고 동시에 북한을 6자 회담에 복귀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을 대수롭지 않게 평가함으로써 북한이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 큰 거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국방부 합참 부의장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능력을 과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는 “북한이 지난 두 차례의 실패를 경험한 후 이번에 추구했던 것은 단계를 높이는 기술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번이나 연거푸 실패하고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나라에서 당신이라면 (미사일을) 구입하겠느냐”며 미사일 기술 확산 위험을 낮게 평가했다.
미 국방부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 로켓 기술이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 로켓의 기술적 한계를 부각시키며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하버드대의 천문학자인 존 맥도웰은 NYT에서 “북한 미사일은 단기간에는 미국에 어떤 종류의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애틀타임스는 사설에서 “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위기를 조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 수위를 높였다.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는 “북한의 지도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는 이 같은 행동을 벌일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려면 유엔 안보리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북 결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대사는 이와 함께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외교적 노력과 압력을 조화시켜야 하는지가 (안보리)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들은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응과 별도로 북한과의 대화 노선을 지속시키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미국이 결의안과 6자 회담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이유가 6자 회담을 위해서라도 강경한 결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파크 연구원은 “미국이 6자 회담 틀을 깨기를 원치 않는 중국과 강경한 경제 제재 등을 원하는 일본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자 역할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