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인플레 '검은구름' 국제유가 한때 100弗…곡물·금값도 수십년만에 최고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새해 벽두부터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주요 수입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세계경제에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어둡게 드리우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0달러에 사상 처음으로 도달했다. WTI선물 가격은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99.62달러로 마감했지만 이 가격도 직전 개장일인 지난해 12월31일 종가보다 3.64달러(3.8%)나 오른 것이다. 이날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는 지난해 12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지수가 경기축소를 의미하는 47.7을 기록해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달러하락을 예기한 투자자들이 대거 원자재시장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미국 국채(TB) 2년물 수익률은 하루 사이 0.17%포인트 급락한 2.88%로 마감했다. 옥수수와 콩ㆍ밀 등 주요 곡물 가격도 중국의 곡물 수출금지조치에다 이상기후로 급등해 수십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이날 옥수수는 부셸당 4.62달러로 11년 만의 최고치를, 콩도 부셸당 12.32달러로 34년 만의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배럴당 100달러의 국제유가는 지난 1980년 4월 2차 오일쇼크 때의 최고가 38달러를 현재의 인플레이션으로 환산한 101.70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날 유가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확대시키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촉발하고 이에 나이지리아와 알제리ㆍ파키스탄의 정정불안 등이 겹치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차질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이 상존한 가운데 한꺼번에 갖가지 악재들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수요감소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유가가 100달러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NYMEX에서 거래된 국제 금 1개월 선물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864.90달러까지 상승해 875달러를 기록했던 1980년 1월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협회의 대니얼 여긴 회장은 "글로벌 원유공급 능력이 시험을 받고 있다"며 "수요가 줄어들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공급을 늘리는 것인데 이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8/01/03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