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의 국제회계기준 바로알기] ④ 자산의 공정가치

기업 자산, 당장 현금화때 받을 수 있는 값
재무제표도 편차 포함 가능성 커 검증필요


국제회계기준은 재무제표에서 공정가치 정보를 많이 요구한다. 자산의 공정가치란 쉽게 간추려 말하자면 '지금 돈으로 바꾼다면 받을 수 있는 값'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는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을 잘 하기 위해서 기업의 현재의 진정한 값을 알고자 할 것인데 기업의 값을 알려면 먼저 기업이 갖고 있는 모든 자산들의 지금의 값(공정가치)을 알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재무제표에 표시된 각종 자산의 공정가치는 투자자에게 필수적 정보임에 틀림없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을 얼마(원가) 주고 샀느냐 뿐만 아니라 얼마(공정가치)까지 받을 수 있느냐가 투자자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과거의 원가와 지금의 공정가치의 차이는 경영자가 그 자산을 지금까지 보유함에 따른 경영성과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포괄손익계산서에 보고된다. 그런데 과거 성적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는 앞으로의 기업의 수익력(돈을 벌어들일 능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므로 재무상태 표 등에 보고되는 공정가치 정보는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임대부동산을 산 가격(원가)은 100원인데 기대수익률이 10%라면 1년에 얼마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그 자산의 원가(100원) 보다는 지금의 값(공정가치 200원)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투자자가 앞으로 매년 20원의 수익을 기대할 자산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정가치(200원)로 보고함으로써 기업이 계속 그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연간 수익창출력(20원), 즉 미래기대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금융자산은 주로 공정가치로 보고하며(원가로 보고하는 항목도 있음) 공정가치 측정도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대상 자산이 시장에서 거래된다면 시가가 공정가치다. 한편 비상장주식과 같이 거래되는 시장이 없는 경우에는 공정가치를 짐작한 값(추정치)으로 보고하도록 요구한다. 그런데 시가가 없는 자산의 공정가치를 짐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정과 조건(주석에서 설명됨)이 필요하여 그 값에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공정가치는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이긴 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믿을만한 값으로 나타내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양면성이 있다. 국제회계기준이 공정가치를 많이 요구하므로 그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도 편차가 포함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정가치 정보를 공시하는 데 관련되는 평가전문가와 그 평가결과에 대한 검증 제도가 중요하다. 아직은 공정가치에 대한 객관적 검증제도가 미흡하다고 본다. 이는 국제회계기준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향후의 과제이다. 그런데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이 그러한 일부 검증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자가 보고한 값에 대해 주석정보를 고려하여 자기 나름대로 진정한 값을 다시 짐작하여 조정하여 주기도 할 것이니까.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이해는 정보이용자, 특히 애널리스트 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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