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가 '조지 부시의 푸들'로 또 한번 조롱받았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18일 전날 폐막된 G8 정상회의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블레어영국 총리에게 점잖지 못한 표현들을 거침없이 토로한 데 대해이렇게 표현했다.
로이터는 부시가 가장 가까운 유럽 우방인 영국의 블레어 총리에게 외교적 관행을 깨고 '어이, 블레어'(Yo, Blair)라고 부르면서 중동사태와 관련, "시리아가 헤즈볼라로 하여금 그 X같은 짓(shit)을 그만두게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거요"라고 거침없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영국 언론들은 부시와 블레어간 대화를 찬찬히 뜯어보면 블레어가 종속적위치에 있으며 영국에서 과도하게 부각된 미국과의 '특수관계'가 형평성을 잃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데일리 미러'는 부시가 블레어에게 한 인사가 무례했다는 다른 언론들 평가에 동의하면서 "'어이 부시(Yo, Bush)' 당신도 블레어 총리에게 존경심을 갖고 대해야 할 거요"라고 꼬집었다.
미러는 또 "그렇잖아도 블레어 총리의 대중적 이미지가 훼손돼 있는 마당에 이번 일로 '부시의 푸들'이라는 이미지만 강하게 심어주게 됐다"고 블레어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좌파 성향의 '가디언' 지는 블레어 총리가 중동 특사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친데 대해 부시로부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음에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중동 방문과는 별도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과 관련, "블레어가 라이스의가방을 들고 다니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가이언은 나아가 "블레어의 대화를 보면 주권국가의 수반이 마치 '보스'인 부시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리는 미국 관리보다 못한 것처럼 들린다"고 힐난했다.
워윅대학 정치학교수 윈 그랜트는 "이번 대화는 두 지도자간 관계가 블레어 총리 자신이 평소 언급해온 것과는 좀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마디했다.
그랜트 교수는 그러나 "이번 대화는 양국관계의 엄연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것"이라며 "2차대전이후 양국 관계는 미국이 압도하는 불균형 상태로 변모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