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미가 31일(한국시간) 열린 미국 LPGA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라이버 샷을 한 뒤 안정된 피니시 자세로 볼을 바라보고 있다. /란초미라지(미국 캘리포니아주)=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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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달러 소녀’ 위성미(17ㆍ미셸 위)가 확 달라졌다. 장타보다 정확도를 앞세웠고 짧은 퍼트를 놓치는 일이 사라졌으며 위기관리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스스로의 평가처럼 한층 ‘성숙해진’ 플레이로 위성미는 지난해 10월 프로 전향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힘차게 발진했다.
3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ㆍ6,460야드)에서 개막한 미국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위성미는 보기 없이 6개의 버디를 뽑아 6언더파 66타로 단독2위에 올랐다. 66타는 지난달 필즈오픈 최종일 냈던 자신의 LPGA투어 18홀 최소타와 타이. 신들린 플레이로 10언더파를 친 선두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는 4타차다. 출전 기회가 적은 탓에 늘 출발이 좋지 않았던 위성미로서는 5주만에 나선 이번 대회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움으로써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낸 셈이다.
위성미의 이날 플레이는 ‘2% 부족했던’ 집중력과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이 더해져 완벽에 가까웠다. 정확 도를 높이려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를 자주 잡은 덕에 티 샷이 러프에 빠진 것이 3번뿐이었고 아이언 샷은 단 한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을 만큼 예리했다. 무엇보다 경기 전체를 뒤흔들던 짧은 퍼팅 실수가 나오지 않아 고무적이다.
2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2퍼트 버디를 잡아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고 7번홀(파4)에서는 4.5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으며 10번홀(파4)에서는 왼쪽 러프로 보내고도 2.5m에 붙여 버디를 보탰다. 위성미는 “매번 첫날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잘 해내 기쁘다”면서 만족스러워 했다.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은 4명이 10위 안에 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라질교포로 8살 때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아마추어 안젤라 박(18)은 4언더파 68타로 4위, 신인왕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선화(20ㆍCJ)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5위에 랭크 됐다. 안시현(22ㆍ코오롱)은 2언더파로 공동10위에 올랐다.
장정과 배경은도 공동17위(1언더파)로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슬럼프 탈출을 노리는 박세리와 박지은은 나란히 2오버파로 부진해 4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한편 오초아는 보기 없이 버디만 무려 10개를 쓸어 담아 9년 만에 코스레코드를 1타 줄였고 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미네아 블롬퀴스트가 수립한 메이저대회 18홀 최소타 타이기록도 세웠다. 대회 2연패와 메이저대회 10승째를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언더파로 공동17위에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