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外相피살…비상사태 선포

반군단체 추정 괴한 총격받아

라크시만 카디르가마르(73) 스리랑카 외무장관이 타밀 반군단체로 추정되는 괴한에 의해 피격 사망, 스리랑카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4일 스리랑카 경찰에 따르면 카디르가마르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밤 수도인 콜롬보의 자택으로 돌아가던 중 저격수로부터 총격을 받고 병원에 후송됐으나 출혈이 심해 결국 숨을 거뒀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카디르가마르 장관이 사망한 직후인 13일 새벽 무기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 군과 경찰은 근처 건물에 숨어있던 2명의 저격수에 의해 총격이 이루어졌으며 유력한 용의단체로 반군단체인 타밀 엘람 해방호랑이(LTTE)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디르가마르 장관이 LTTE에 대한 불법화 움직임을 주도해 왔고 피격 당시 집 주변에서 타밀족 2명이 비디오촬영을 하다 체포된 점 등도 정황증거로 꼽히고 있다. 한편 타밀족 출신인 카디르가마르 장관은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해 4월 두번째로 외무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이후 LTTE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등 이 단체의 불법화를 위한 국제적 여론 형성을 주도해 반군들의 1순위 테러 대상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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