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추락] 악재 첩첩… 4%대 성장 가능할까

정부와 한국은행이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는 4%대 성장은 가능할까. 추경편성ㆍ금리인하 등 재정ㆍ금융정책이 총 동원되고 있지만 부양책을 지지해줄 호재는 숨고 악재만 돋보여 문제다. 이라크 전쟁 후에도 세계경제는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사스` 파장도 계속 위협적이다. 그나마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은 미국의 `약(弱)달러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요인만 보더라도 부동산 투기가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카드채ㆍ신용불량자 문제 등 금융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다.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5월에도 무역적자=지난달 반짝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가 이달 다시 소폭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의 유일한 동력으로 남은 수출마저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 특히 미국이 달러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져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제로 올해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올해 경제성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융불안이 소비위축 심화=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리를 내리면서 “설비투자를 유인하기는 어렵겠지만 개인과 중소기업의 금융비용을 줄여 내수를 촉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부문을 통한 소비진작효과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신용카드사의 경영위기가 이어지면서 가계로의 신용공급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소비는 진작시켜야 하는데, 금융은 조여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되고 신용카드사가 안정을 되찾는 등 금융불안이 해결되지 않고는 민간소비도 좀처럼 살아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등 세계경제 회복이 변수=하반기에 미국 등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국제물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스`가 언제쯤 가라앉을지도 변수다. “이런 불확실성들이 제거되면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은 순식간에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라크 전쟁후 세계 경제회복이 예측과는 달리 늦어지고 있어 낙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외적으로 IT(정보기술)산업의 경기와 미국의 경제회복 여부, 대내적으로는 카드채와 신용불량자 문제의 연착륙 여부가 관건이어서 4%대 성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화물연대파업으로 촉발된 노동계의 문제 등도 경제에 어려움을 더하는 불안요인이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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