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진영이 검찰의 BBK수사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공동 압박전술에 나섰다.
이회창 후보측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은 9일 서울 남대문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상부 지시를 받고 BBK사건을 김경준씨의 단독 범행으로 몰고 갔다는 김씨의 주장을 소개했다. 김 단장은 지난 7일 서울구치소에서 김씨와의 접견 내용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공개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맺은) BBK이면계약서 원본을 제출하자 검사는 계약서를 검토할 생각이 없고 없애버리면 그만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검사는 25일께 이면계약서를 2001년 3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이 만들어 도장을 찍었다고 진술하라고 요구해서 그대로 진술했다. 그러나 나중에 상부에서 김경준 혼자서 다 저지른 일로 진술서를 바꾸라고 지시했으니 이 후보와 BBK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진술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는 게 김 단장의 설명이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에게 지난달 29일께부터 미국 교도소에서 한글계약서를 만든 것으로 자백하라고 강요했고 12월 1일부터 미국 가족과의 전화통화도 불허했다는 게 불허됐다는 주장이다.김씨는 조만간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BBK사건과 관련해 정 후보측 정치검찰ㆍ이명박 유착 진상규명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내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검찰 탄핵소추안’을 발의ㆍ의결하고,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부패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을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검찰의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 할 것”이라며 검찰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