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부도, GM과 매각협상 어떻게 될까
대우자동차의 최종부도로 GM과 진행중인 향후 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은행과 대우차는 부도 직후 "당장 큰 여파는 없을 것 같지만 뭐라고 속단할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GM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부도 이후 법정관리의 길을 갈 경우 협상의 전개양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단점은 뭔가= 법정관리의 수순을 밟을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대우차의 부채상황이 더욱 투명해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법정관리때 채권 신고 절차가 있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했던 우발채무의 가능성이 감소되면서 원매자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GM이 더욱 확실한 계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채권.채무관계가 깨끗해진 상태로 넘겨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통을 겪고 있는 구조조정도 진행돼 인력조정과 비합리적인 사업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GM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1만여개에 육박하는 1,2,3차 부품업체 가운데 영세 업체의 연쇄 도산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러운 통폐합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기업가치 하락과 매각주체의 협상력 약화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정관리 이후 수명을 연장하는 차원의 조치만 취해지거나 아예 공장라인이 멎을 경우 기업가치는 급락하게 되며 GM 입장에서는 가격협상에서 칼자루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커지게 된다.
인수 이후 가동 및 판매의 정상화를 위해 드는 비용이 엄청날 것일 만큼 인수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오호근 전 대우차 이사회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포드가 당초 사업정상화 자금으로 10억 달러를 예상했지만 정밀실사를 거치면서 28억 달러로 높아졌다"고밝힌 만큼 GM 역시 마찬가지 결론을 낼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우차 입찰사무국 관계자는 "단점의 비중이 더 클 것 같지만 전체적인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 전망= GM은 대우차 회생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GM은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한 예비실사를 마무리하고 추가 실사를 계속해 협상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 고위 관계자는 "아직 GM이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조만간 매각협상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전해 올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정밀실사와 협상을 병행하겠지만 올해 안에 급진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GM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는데다 아직 변수가 많기 때문에 대우차가 GM의 새로운 클린 컴퍼니로 재탄생하는시기는 내년 중반이나 돼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입력시간 2000/11/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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