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일] 양국 합작현황.성공사례

「에스원, 코오롱, 호남석유화학, 현대미포조선…」 국내 관련산업분야에서 상당히 괜찮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언뜻 이름만 보면 100% 우리 기업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본기업과 자본은 물론 기술에서 협력하고 있다. 韓日기업간 합작사업은 전자·서비스·중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지만 특히 화섬과 유화, 사무기기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간판 섬유기업인 ㈜코오롱은 57년 일본의 미쓰이·도레이사와 합작으로 설립됐고, 계열사인 코오롱유화와 KTP사도 설립 당시부터 일본측 지분참여가 이뤄졌다. 같은 화섬업체인 삼양사 역시 일본의 미쓰비시그룹과 오래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감광제를 만드는 한국리소켐과 삼남석유화학도 삼양사와 미쓰비시화학이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사무기기 3총사인 신도리코와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도 일의대수(一衣帶水)기업이다. 일본기업의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는 90년대중반까지 계속돼다 일본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96년부터 다소 주춤해진 상태.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대한(對韓)투자는 93년 85건 2억8,600만달러에서 95년 169건 4억1,800만달러, 97년 134건 2억6,6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기업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대한투자는 대폭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7월말 현재 83건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3억9,800만달러에 달한다. 대기업들이 한일합작기업들의 자기측 지분을 합작선에 넘기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동양화학 계열의 동우반도체약품과 코오롱그룹의 한국화낙등은 올들어 합작선인 일본기업에 매각됐다. 한·일합작 기업 성공사례 3선을 소개한다. ◇호남석유화학=지난해 대부분의 유화업체들이 내수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28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76년 공기업인 한국종합화학과 일본 미쓰이(三井)가 50대50으로 투자해 설립했다. 그러나 79년 오일쇼크 이후 적자투성이로 운영되다 81년 롯데에 인수됐다. 롯데는 미쓰이와 활발한 기술협력 및 마케팅 제휴 등을 통해 이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폴리프로필렌(PP)과 고순도폴리에틸렌(HDPE)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쓰이가 투자한 지 20여년만에 나프타 분해시설로부터 에틸렌, 복합수지까지 생산하는 수직통합설비를 갖춘 종합석유화학회사로 발돋움했다. 미쓰이가 지난해 보유지분 가운데 20%를 롯데측에 매각함으로써 롯데의 지분율이 일본롯데를 포함해 57%로 올라갔다. ◇신도리코=일본 업체와 손잡고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69년 12월 신도교역과 세계적인 사무기기업체인 리코의 50대 50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신도리코는 창업 이후 28년동안 줄곧 흑자경영과 국내 최대 복사기업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매출 2,810억, 순이익 457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IMF 관리체제 상황인 올 상반기에도 1,384억원과 순이익 268억원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자수입이 이자비용 보다 많고 부채비율도 올해안으로 100% 미만으로 줄어들 정도로 재무구조에 한해선 국내 최정상급이다. ◇삼양화성=지난 89년 삼양사와 미쓰비시(三凌)가 각각 50%씩 출자해 만든 국내 유일의 폴리카보네이트 제조업체. 폴리카보네이트는 투명성과 내열성이 우수한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하나로 전기·전자부품 및 자동차, 의료용품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창사이후 매년 41.6%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연간 28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원료수급에서부터 기술, 수요처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해결가능한 구조를 가져 급작스런 외부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생산된 물량을 삼양사와 삼양화성이 절반씩 나누어 판매하는 시스템을 도입, 삼양화성은 생산과 기술개발에 전념했다는 점이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 됐다고 업계는 평가한다.【권구찬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애/독/자/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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