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조지폐 만든적 없다"

외무성 대변인 공식 부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일 “미국측이 금융제재의 동기라면서 우리에게 넘겨준 자료를 검토해본 데 의하면 우리는 그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위조지폐 제조 혐의를 공식 부인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과학적인 사실자료에 기초해 우리에게 금융제재를 가했다면 우리와 마주앉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6자 회담의 진전을 바란다면 금융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 동안 이 같은 입장을 주로 노동신문, 조선신보 등 관영매체를 통해 우회적으로 밝혀왔으나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혐의를 6자 회담과 분리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의 (위폐 등) 불법 행동들에 대한 우리의 제재는 부시대통령이 그런 행동을 수수방관하지 않기로 해 취해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입장이 대통령의 지시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대북 압박강도가 이처럼 거세지는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위폐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공방이 계속되면서 이 문제가 일종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의 실상이 밝혀지지 않은 채 주장과 주장만 맞부딪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북핵 6자회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위폐공방이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용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6자회담의 이달 재개는 힘들어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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