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어반 르네상스` 추구하는 영국 도심재개발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그러하듯이 영국의 도시들도 도시의 역사성을 매우 중요시 한다. 이러한 도시의 역사성 중시 풍조는 바로 그들의 도시개발 패턴에서 잘 드러난다. 유럽 도시들은 대부분 신개발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현재 진행중”인 개발만 있을 뿐이다. 지난 40년대부터 시작된 신도시 개발이 어느 정도 무르익자 영국에서는 기존 시가지를 정비하는 재개발 사업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영국의 재개발은 몇 가지 단계와 특색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첫째 단순히 물리적인 개축의 재개발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일명 어반 리제너레이션(Urban Regeneration)이라고 부르는 이 개발정책은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Urban Regeneration는 신도시 개발과 마찬가지로 보통 짧게는 10년에서 2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지역 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공간구조의 변화, 지역 거주민의 커뮤니티 활성화가 주요한 개발의 목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최근 새로운 경향이 가미되어지고 있다. 그것은 그 동안 도시개발에서 간과해 왔던 사소한 문제들을 보완하고 재고려 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도시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법이다. 즉 물리적인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것보다 지역 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도시 소프트웨어 정비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일명 어반 르네상스(Urban Renaissance)라고 부르고 있다. 영구 도시개발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그네들이 살아온 `인간의 역사`를 `보존`하고 `존중`하는 공간구성에 있는 것이다. 600년 고도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최근 일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의 바람을 보면서 우리는 진정 도시개발의 목표를 무엇에 두는지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개별적인 자산가치 상승에 눈이 어두워 나와 내 이웃이 살아온 삶의 역사가 담긴 도시를 하루아침에 콘크리트 고층건물로 바꾸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우리의 결단력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천천히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고쳐 나가는 것이 도시의 가장 큰 개혁과 재개발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김현아 건설산업硏 부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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