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통의약품 10%가 가짜"

전세계에서 팔려 나가고 있는 의약품의 약 10%는 가짜이며, 이들 가짜 의약품의 연간 판매액이 32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미국 보건관리들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의약품 10개중 1개꼴로 가짜로 파악되고 있다. 또 가난한 나라에서의 가짜 의약품 판매율은 거의 25%에 육박하고, 특히 거리에서 팔리는 의약품 중에 가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효능은 없고 부작용만 주는 가짜약 판매로 해당업계는 연간 3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 폐해는 심각하다. 일부 사례를 보면 지난 1992년 방글라데시에서는 부동액이 섞인 진통해열제(파라세타몰 시럽)를 복용한 어린이가 최소한 233명 사망했고, 나이지리아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109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아프리카의 빈국 니제르에서는 수막염이 창궐하던 지난 95년 가짜 백신이 유통돼 2,500여명이 한꺼번에 사망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20만명중 상당수는 제대로된 약만 공급받으면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짜 의약품이 범람하는 지역으로 흔히 꼽히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유통중인 의약품의 38%가 질병치료효능이 없는 가짜약인 것으로 WHO는 파악하고 있다. 중국, 나이지리아와 옛 소련에서 분리된 나라들도 가짜 의약품이 판을 치는 요주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조차 값싼 가짜약이 팔려나가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동구권 국가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가짜약의 범람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처방전없이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유통구조도 가짜 약을 퍼뜨리는 창구가 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의약품값이 약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저렴할 수는 있지만 효능은 절대로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인터넷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멕시코에서는 인터넷상의 가상약국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파리=연합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