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역내 채권 신용보증투자기구(CGIM)가 설립된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한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개국과 아세안은 역내 기업 및 금융회사 발행 채권의 신용보강을 위한 CGIM을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에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출연금 규모 및 각국 배분액 등 세부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BMI는 미국 국채에 쏠려 있는 각국의 외환보유고 투자처를 역내 금융권 및 기업들의 채권에 투자해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과 인프라 투자 등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틀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2003년 우리나라가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에서 제안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아시아권의 금융협력을 촉진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국제금융시장 질서로부터 아시아권이 받는 불이익을 막아보자는 의미도 있다.
이 같은 채권시장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신용보증기구 설립을 통해 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신용보강을 위한 보증이 이뤄지는 게 핵심 과제다.
아세안+3은 오는 4월7~8일 열리는 재무차관회의에서 CGIM 출연금 규모와 배분액 등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하고 5월3~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재무장관회의에서 CGIM 설립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CGIM이 설립돼 역내 기업 및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AA’ 이상으로 보강될 경우 역내 국가는 물론 그외 지역의 국부펀드 및 연기금으로부터의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AA)보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외화유동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 역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총 1,200억달러로 조성될 공동기금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이어 또 하나의 보호막이 형성되는 셈이다.
한편 아세안+3은 ADB 산하의 CGIM 설립이 합의되면 역내 예탁결제기구 설립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