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미술시장에도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4일 열린 K옥션 여름경매에서 총 출품작 198점 중 150점이 낙찰돼 낙찰률 75.7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봄경매 낙찰률 71%에 비해 5%P 오른 수치이며 낙찰총액은 29억원에서 약 2배 증가한 57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위축으로 바닥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경매 때는 52%까지 낙찰률이 떨어졌으나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K옥션 측은 "국내 경제의 회복과 함께 미술시장의 회생을 기대하게 한 경매"라고 분석했다.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김환기의 미공개작 '무제'로 17억원에 낙찰됐다. 푸른색 바탕에 점으로만 화면을 채운 김 화백의 대표작 '점화'(點畵) 시리즈에 속한다. 고미술품 가운데는 조선시대 장생도(長生圖)의 진수를 보여주는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가 추정가의 2배에 이르는 5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십장생 가운데 해와 바위, 물결, 복숭아를 중심으로 구성한 19세기 궁중 장식화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끌었던 박수근의 20억원짜리 유화 '농악'은 유찰됐다. 2년 만에 경매 시장에 다시 나온 이 작품은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 앞서 2002년 11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억3,000만원에 낙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