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늘리기' 잇단 물거품

'소주세 인상' 정치권 반대로 완전 무산 이어
LNG세율 인상안등 조세 법안도 통과 불투명

정부가 세수(稅收)를 늘리기 위해 추진했던 각종 세제 개편안들이 잇따라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여야간 조율작업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법안 자체가 아예 없어지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로서는 세수 확보 논리에만 지나치게 매달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2일 재정경제부와 국회 재경위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의 세율을 현행 72%에서 90%까지 끌어올려 총 3,200억원 규모의 추가 세수를 마련하려던 정부의 의도가 완전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소주세율 인상은 없던 일이 됐다. 송영길 조세법안심사소위원장은 “소주세 인상이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서민경제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애환주’ 인 소주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법안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객들의 국내 공항 면세점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도 폐기됐다. 이밖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율인상 및 각종 조세감면 방안들도 대거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국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된 LNG 세율 인상안의 경우 이규담 국회 재경위 전문위원은 “LNG 세율 인상으로 4,6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연간 1만4,400∼2만400원가량 증가하는 등 가계부담이 늘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의 각종 조세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무시’당하면서 8ㆍ31부동산종합대책에 연계된 법안들의 처리 여부도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재 8ㆍ31대책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은 종합부동산세법ㆍ소득세법ㆍ법인세법ㆍ조세특례제한법ㆍ지방세법ㆍ지방세교부법ㆍ부동산등기법 등 7개로 모두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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