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두가정의 '하나되기' 과정

KBS1 '인간극장' 28일부터 5일간 방영빠른 사회 변화와 함께 이혼은 어느덧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혼 이후에 마주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선 그저 덮어두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아직 지배적이다. 그렇기에 재혼 가정이 헤쳐나가야 할 현실의 벽은 높고 견고하기만 하다. KBS1TV '인간극장'은 부모의 재혼으로 새 가정을 이루게 된 두 가정 일곱 식구가 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5부작 '새엄마, 새아빠'를 28일부터 5일간 방영한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소소한 문제를 직시, 하나하나 새 가치관을 세워가는 과정을 통해 재혼 가정에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며 참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의도다. 이혼의 아픔을 딛고 살아가던 김경호(34)씨와 김금희씨(36)는 2년 전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두 사람이 사귄 지 일년 여 만에 두 집안은 '합병'에 들어간다. 이 혼인으로 인해 집안의 아이가 다섯으로 불어난다. 부인이 데려온 두 딸 다람(중2)이와 다빈(초4), 남편이 데려온 세 아들, 총명(초4), 슬기 (초2), 성혁(5세). 아이가 다섯이나 되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다람이는 갑자기 늘어난 동생들 챙기기를 버거워 하고 나이가 같은 다빈이와 총명이는 쌍둥이냐는 놀림에 질색을 한다. 또 낯가림이 심한 슬기는 엄마와 가까워지는데 유난히 큰 홍역을 치른다. 하지만 재혼 1주년이 되는 날. 부모 몰래 깜짝 파티를 준비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부부는 새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러나 친부모와의 관계, 사회적 편견, 어린 나이에 겪은 상처를 치유하는 일 등 두 집안이 하나가 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편 부부는 함께 산지 일 년 만에 늦은 혼인신고를 한다. 하지만 혼인신고 현장에서 부부는 다시 절망하고 만다. 호주제의 장벽 때문에 엄마는 서류상 가족의 일원이 되지만 두 딸은 자식이 아닌 동거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후 부부의 '늦은 결혼식'이 추진된다. 그러나 결혼식 전날 밤. 늘 묵묵했던 큰 아들 총명이가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아이들한테 부모의 새 결혼식은 그렇게 단순한 사건이 아닌 것. 새삼스럽게 터져 나오는 상처 앞에서 이를 만든 어른들은 그저 미안해 어쩔 줄 모른다. 어느덧 결혼식 당일이 찾아오고 식을 마친 아빠는 하객들에게 다섯 아이를 하나하나 소개 시킨다. 부부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비로서 새 앨범을 정리한다. 새 가족이 함께 만든 앨범의 역사는 겨우 일 년. 한 가족이 탄생하기에 1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후7시 방영.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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