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쌀 지원땐 WFP통해 모니터링 해야"

권영세 신임 국회 정보위원장


"독일을 벤치마킹해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속하되 북한에 쌀 등을 지원할 때는 반드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권영세(51) 신임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원을 요청한 쌀ㆍ시멘트ㆍ중장비를 지원하려 해도 군으로의 전용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시 말해 전용 가능성만 차단하면 대북 지원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것이 우리에게도 이익이라는 게 권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유엔 기구를 통하면 15%가량의 간접비가 소요되지만 분배 과정에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쌀을 지원해도 광물자원을 받는다든지 윈윈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북이 관심을 끄는 차원에서 무력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호하게 대처하되 일관되게 대북 인도적 지원의 길은 열어놓고 전술적으로 조였다 풀었다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대북 강경책으로만 일관하기보다는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남북 교류를 복원해 천안함 사과를 받아내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통독 이전 서독은 기민당이든 사민당이든 정권에 상관없이 동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함으로써 통일비용을 줄였다"며 "인도적 지원을 일관되게 하는 게 우리가 원하는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또 "분단관리 또는 북핵 외교에 치중하던 것에서 벗어나 통일외교를 해야 한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하되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해 한반도의 현상 변화가 중국 등 주변 강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끊임없이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급변 가능성 등에 대비해 남은 돈을 불용처리하는 남북협력기금을 적립하는 한편 일정 부분 세금을 통일기금으로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전망과 관련해 권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대결에서 교류 협력으로) 유턴을 하려면 일정한 회전반경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제 정세를 놓고 볼 때) 남북도 오는 11월에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여 내년 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건주의식으로 접근하면 부작용이 있는 만큼 남북 간에 차근차근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북에서도 조만간 김정은이 당에서 중간직책(공개)을 맡아 후계체제가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편 권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행정학석사를 받았으며 검사와 변호사를 하다가 서울 영등포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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